"삼성에서 버린 선수를 왜 LG가 데려가나?".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으로 기억된다. 김영수 LG스포츠 사장 취임 직후 임창용(삼성)의 LG 트레이드설이 터졌다. 임창용은 당시 해외진출 실패 이후 곡절 끝에 '백기투항', 삼성과 앙금(?)이 남아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 건에 대해 김 사장은 단호했고 트레이드 소문은 흐지부지됐다. 그리고 2006년 12월 21일. LG는 2007시즌 새 용병으로 우완 하리칼라(35)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하리칼라는 2006년까지 삼성의 주축 선발이었다. 2005년 삼성에 들어와 2006년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3.33, 12승 7패)을 기록, 삼성의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삼성이 하리칼라와 재계약을 포기하자 LG가 '기다렸다는 듯' 잡았다. 임창용과 경위는 판이하지만 LG가 '삼성이 버린 선수'를 잡은 셈이다. 용병으로는 스미스(2000년)-마르티네스(2002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LG와 삼성은 여지껏 트레이드 한 번 성사시킨 적 없을 만큼 경쟁의식이 치열하다. LG의 의식 변화는 하리칼라 건뿐 아니라 스토브리그 '100억 투자'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FA 박명환에 4년 총액 40억 원(보상금은 제외)을 뿌린 것은 2004시즌을 앞두고 진필중을 영입한 이래 3년 만의 최대 베팅이다. 이 과정에서 LG는 김재박 감독을 역대 감독 최고대우(3년 총액 15억 5000만 원)로 '모셔오는' 등 코칭스태프를 재편했다. 과거지사를 감안할 때 김재박 감독의 LG행 역시 예전같으면 쉽지 않을 일이었다. 2006시즌 창단 이래 최악의 실적으로 몰락한 뒤 LG는 변화의 길을 밟아나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불문율처럼 지켜오던 관념을 하나씩 깨나가는 LG의 2007시즌이 궁금하다. sgoi@osen.co.kr 김영수 사장-김재박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