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아시안게임 참패 등 국제대회 부진이 문제가 아니다. 근간인 ‘유소년 야구’가 흔들리고 있다. 성인야구의 뿌리인 초등학교 야구선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한국야구에 심각한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현재 야구부를 운영하고 있는 전국의 초등학교수는 108개에 등록인원은 1490명이다. 올해도 작년 보다 3개 팀이 적어졌다. 해체된 팀들은 선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팀 운영을 지속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전국 108개 팀 중에서도 10명 안팎의 ‘초미니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도 30개 가까이 돼 앞으로도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팀들이 많은 상황이다. 10명 안팎으로 팀을 운영하다보니 대회 참가가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일부 학교에서는 2개 학교 팀이 연합팀을 구성해 대회에 출전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또 선수 숫자가 적은 탓에 팀 운영비 마련이 어렵게 되고 그에 따라 지도자 경비가 부족하게 돼 자연스럽게 팀이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열렸던 ‘2006 제일화재 프로야구 대상’(일간스포츠)에서 모범상을 받은 서울 화곡초등학교의 이상자 교장은 “선수가 모자라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때 정말 안타깝다”며 유소년 야구 발전에 야구계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랬다.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화곡초등학교 야구부도 지난해 재정난과 선수 부족으로 해체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자 교장이 야구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김동호(60) 감독이 무보수 근무를 자처한 덕분에 최근에는 선수 수가 19명으로 늘어나는 등 차츰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처럼 한국야구의 뿌리인 유소년 야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야구계 전체가 뜻을 모아야할 시점인 것이다. 야구 단체들의 깊은 관심과 지원은 물론 야구로 성공한 선수들의 자원봉사 등 유소년 야구를 발전시키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전체 어린이가 줄어 학급수가 감소, 예산확보 어려움, 운동장이 인조잔디 시설로 전환되는 등이 유소년 야구팀이 줄어드는 원인으로 진단되고 있는 가운데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시급한 과제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클럽식으로 운영되는 리틀야구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리틀야구단은 올해 5개가 창단했고 앞으로도 6개 팀이 창단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야구보다 한 수 아래라고 여겨졌던 대만은 유소년 야구 선수수가 7000여 명으로 한국보다 훨씬 많다. 또 축구의 ‘차범근 축구교실’의 등록 선수 1400여 명과 비교해도 얼마나 한국야구 유소년 선수 숫자가 적은지 알 수 있다. sun@osen.co.kr 지난 9월 서귀포서 열린 2006 KBO 총재배 전국초등학교 대회 개막식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