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영화상들은 끝내 조승우를 외면했다. 올 해 마지막 메이저 영화상인 청룡에서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21일 서울 대학로 서울 영평상 수상자 명단에도 조승우의 이름 석자는 빠졌다. 올 추석 최고의 화제작 '타짜'에서 주인공 고니 역을 맡아 열연했던 그는 지난해에 이어 2006년에도 '무관의 제왕'으로 남았다. 지난 2년여 그는 3편의 영화를 찍었다. 지난해 '말아톤'에 이어 올 초 '도마뱀', 하반기 '타짜'다. 자폐증 마라토너의 감동 실화를 영화로 옮긴 '말아톤'은 조승우의 뛰어난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초원이 다리는 100만불 짜리"를 되뇌며 오로지 앞만 바라보고 뛰는 그를 보려고 500만 가까운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실제도 연인 사이 강혜정과 함께 출연한 감성 멜로 '도마뱀'은 평과 흥행이 따로 놀았다. 개성파 두 젊은 배우의 연기력에는 누구도 토를 달지않았지만 비슷한 시기 개봉한 '사생결단' '맨발의 기봉이'와의 3파전에서는 한참 밀려난 것. 최루성 판타지로 몰고간 결말 부분이 이 영화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리고 최동훈 감독의 '타짜'. 허영만 화백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영화화한 이 작품에서 날 선 도박꾼 역할을 신들린 듯 소화했다. 흥행과 인기가 같이 가는 몇 안되는 국내 스타 가운데 한명이 조승우다. '도마뱀'으로 살짝 상처받았지만 '타짜'로 금세 명성을 되찾았다. 이 영화는 18세 관람가로 역대 흥행 2위에 오르며 거의 700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뿐 아니다. 한국 뮤지컬의 중흥기를 부를 만큼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으로 만원사례를 내걸었고 11월 '렌트' 때는 그의 출연분 공연 티켓이 발매되자마자 매진되는 사태까지 불렀다. 그런 조승우가 누리지 못하는게 바로 상복이다. 지난해 26회 청룡영화상서 정규 부문이 아닌 인기스타상을 받은 게 고작이다. 올 연말은 '타짜'의 성공과 열연으로 본인도 조금 기대를 했던 게 사실일 터. 그러나 상대적으로 수년 동안 흥행작을 내지못했던 김혜수의 부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타짜' 몫의 트로피는 그녀에게 쏠렸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무관'으로 2006년을 떠나보내는 '흥행 타짜' 조승우다. mcgwire@osen.co.kr '타짜'(싸이더스 FNH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