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제 바지만 검은색으로 바꾸면…'
OSEN 기자
발행 2006.12.22 18: 00

'이제 바지만 검은색으로 바꾼다면…'. KIA는 22일 선수들의 모자에 새겨 넣는 로고를 바꿨다. 기존의 'K'에서 'T'자로 변경했다. 'K'는 KIA 의미가 들어있고 'T'는 호랑이의 의미가 들어있다. 호랑이처럼 용맹하게 싸우라는 주문이었을 것이다. 로고 색깔도 검은색으로 바꿔 눈에 띄게 했다. 전반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해 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또 스프링점퍼와 트레이닝복, 조깅복의 색상을 원정 유니폼과 같은 짙은 빨간색으로 바꿨다. 워드심볼‘TIGERS’을 앞가슴에 새겨 넣어 강렬한 이미지를 돋보이도록 했다. 이번 모자와 트레이닝복 등의 색상 변경으로 이제 KIA 구단의 대표 색상은 빨간색과 검은색이 강조된 점을 알 수 있다. 이쯤 되면 KIA 팬들은 또 하나의 이미지를 그렸을 것이다. 80~90년대 야구 천하를 호령했던 해태 시절의 유니폼. 지금은 옛날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빨간색 상의와 검정색 하의의 원정 유니폼이 그것이다. 해태의 빨간 유니폼은 상대 선수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은퇴한 한 야구인은 현역 시절 원정길에 나선 해태 선수들이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 나타나면 "으이구, 저 놈들 또 왔네"라며 징그러워 했다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지난 2001년 해태를 인수해 출범한 KIA는 여러 차례 유니폼 디자인과 색상을 변경했다. 창단 초기엔 회색과 주황색이 주류를 이뤘고 지난 2005년부터 원정 유니폼을 빨간색 상의와 흰색 줄무니 하의로 바뀌었다. 그리고 올해는 빨간색을 훨씬 강화했고 사라졌던 검정색도 채용했다. 모두 강렬한 이미지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만일 원정 유니폼 바지 색상을 검은색으로 바꾸면 어떨까? 그렇다면 '맹호(猛虎)전사'들이 입었던 모자 색색만 다를 뿐 거의 과거 해태 유니폼이 된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해태의 추억이 왠지 모르게 빨간색과 검은색을 통해 되살아나는 것만 같다. sunny@osen.co.kr 해태 시절의 선동렬 현 삼성 감독. 작은 사진은 이번에 디자인과 색상이 바뀐 KIA의 모자와 점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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