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극장가에서 외화의 득세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11월 극심한 침체기를 거쳐 크리스마스 시즌을 비롯한 성수기가 도래했다. 이런 가운데 좀처럼 국내 박스오피스를 내주지 않았던 한국영화들이 외화의 공세에 주춤거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박물관이 살아있다!’ ‘007 카지노 로얄’ ‘로맨틱 홀리데이’ 등 외화들이 ‘미녀는 괴로워’ ‘중천’ ‘올드미스 다이어리-극장판’ 등 국내영화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먼저 12월 21일 개봉한 벤 스틸러 주연의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개봉 첫 날 7만 8000여명의 관객들 동원했다. 이어 22일에는 11만여명을 동원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같은날 개봉한 한국영화 ‘중천’은 개봉 첫날 9만 2000여명으로 출발했지만 이튿날에는 8만 9000여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점유율로 따지면 이같은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한 주 앞서 개봉한 김아중 주진모 주연의 ‘미녀는 괴로워’가 여전히 상위권에 랭크돼 외화에 맞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정우성 김태희 주연의 ‘중천’이 기대보다 낮은 흥행을 보이고 있고, 시사회에서 호평이 쏟아진 ‘올드미스 다이어리-극장판’이 생각만큼 큰 흥행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대신 ‘박물관이 살아있다!’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흥행돌풍을 일으킨 ‘007 카지노 로얄’과 12월 14일 개봉한 ‘로맨틱 홀리데이’가 상위권에 랭크돼 국내 영화와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지켜봐야 정확한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연말 극장가를 외화가 점령할 가능성이 크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