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시즌은 김인식(59) 한화 감독, 김재박(53) LG 감독, 선동렬(43) 삼성 감독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 감독 트리오는 1년 내내 야구팬들을 웃기고 울렸다. WBC 대회에서 함께 환상의 코칭스태프를 구성해 한국을 일약 4강 기적을 이끌었다. 정규 시즌에서는 소속팀 감독으로 접전을 벌인 끝에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 자웅을 겨뤘고 코나미컵과 아시안게임에서 잇달아 대만에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팬들의 눈총도 받았다. 지난 3월 WBC 대회에서 김인식 감독은 4강 기적을 일궈낸 뒤 '국민 감독'으로 승격됐다.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두 번째로 드림팀을 이끌고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재생공장장, 믿음의 야구, 휴머니스트감독 등 각종 수식어가 붙었다. 김인식 감독의 4강 신화는 선동렬 감독과 김재박 감독의 보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 감독은 마운드 운용을 담당해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연승 질주를 이끌었다. 김재박 감독은 타격을 물론 작전 주루, 수비 포메이션 등을 모두 담당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놀란 최강 수비진을 진두지휘했다. 이들은 정규 시즌에서는 나란히 1~3위에 포진해 접전을 벌였다. 초반은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삼성과 김인식 감독의 한화가 선두 다툼을 벌였다. 그러나 한화가 최영필의 부상과 함께 하강곡선을 그렸고 김재박 감독의 현대가 치고 올라왔다. 결국 선동렬 감독이 김재박 감독의 막판 추격을 힘겹게 뿌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선착했고 김재박 감독과 김인식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했다. 김재박 감독의 현대가 첫 경기를 낙승, 연승 분위기를 탔으나 김인식 감독의 되치기에 오히려 3연패, 주저앉았다. 김인식 감독과 선동렬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사상 초유의 3경기 연속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결국 투수력에서 앞선 선동렬 감독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선동렬 감독은 만신창이가 된 선수들을 이끌고 불안한 모습으로 2회 코나미컵에 참가했고 결국 대만 라뉴 베어스에 쓰라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김재박 감독은 지난 2003년 삿포로 아테네 예선대회의 대만전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도하 아시안게임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그만 대만과 일본 아마 대표팀에 연패했다. 이들 세 감독은 올해의 기쁨과 실패를 딛고 2007년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선에 선다. 선동렬 감독은 3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큰 이변이 없다면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 김재박 감독은 친정팀 LG로 옮겨 재건의 임무를 완수해야 된다. 김인식 감독은 올해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정상 재도전에 나선다. 2006년을 주도했던 이들 세 감독의 2007년의 행보가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궁금하다. 김재박-김인식-선동렬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