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가 월드스타가 되기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12월 15일 ‘Rain's Coming' 월드투어 서울 공연이 그 베일을 벗은 것.
월드투어 서울 공연은 기대만큼 대단했다. 2년 만에 준비한 4집 앨범 활동을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마감하고 월드투어 공연 준비에 돌입한 비의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무대였다.
대형 스크린 속 화려한 영상, 바퀴 달린 의자를 이용한 퍼포먼스, 깃발을 이용한 웅장한 느낌의 퍼포먼스, 무대를 더욱 빛나게 하는 효과음과 더불어 취권댄스와 같은 독특한 안무 등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번 월드투어를 위해 약 한달 간 매일 12시간씩 안무 리허설에 돌입하고 마돈나, 자넷 잭슨 등과 함께 일했던 미국의 안무 팀과 공동작업 했다는 보도자료가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대단한 퍼포먼스와는 대조적으로 노래는 다소 묻히는 듯 했다. 물론 비의 노래실력이 다른 립싱크 가수나 불안한 음정의 라이브 솜씨를 드러내는 가수들에게 비해서는 훨씬 뛰어나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미국 등을 공략하기 위해 퍼포먼스 향상에만 노력을 기울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보는 즐거움도 더할 나위 없이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지만 입을 떡 벌어지게 할 만큼 엄청난 퍼포먼스에 비해 라이브 실력은 다소 미약해 보였다.
지난 2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시어터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비는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된 이후 이례적으로 SBS ‘8시 뉴스’에까지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언론은 연일 그의 소식을 앞 다투어 전했으며 팬들도 자랑스러운 비의 모습에 열광했다. 어디를 가도 그의 미국 진출에 대한 질문이 빠지지 않았으며 마치 그를 영웅처럼 대접했다.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나기 위해 이제 막 걸음마를 내딛은 비에게 벌써부터 월드스타라는 호칭이 불려지면서 과도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급기야 미국,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내년 5월 말까지 계속될 월드투어 공연을 위해 대한항공에서는 비의 얼굴이 새겨진 항공기를 제공해 무임항공권과 공연 장비 무료 수송 등을 약속했다. 국내 유명 항공사가 “세계무대로 도약하는 역동적인 우리 문화 상품 수출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든든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으니 그 관심을 알만 하다.
비의 성공을 위해 격려와 후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좋은 현상이지만 조금만 더 조용히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잘한다’고 무조건 띄워주고 부추기기 전에 문제점은 없는지, 부족한 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 조언해줄 수 있는 자세가 요구되며 비 본인도 현재 수준에 만족하지 말고 자기 발전을 위해 더욱 채찍질을 가해야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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