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극장가는 역시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족 영화가 대세였다. 20세기 폭스가 제작한 전체관람가 등급의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지난 주말 북미와 한국의 박스오피스를 석권했다. 이 영화가 북미 지역에서만 벌어들인 흥행 수익은 모두 3080만 달러. 폭스 관계자들도 놀란 수치였다. 폭스의 마케팅 책임자 브루스 스나이더는 미국의 연예전문 케이블 E TV와의 인터뷰엣 "당초 2000만 달러 정도를 기대했다. 화제작들의 개봉이 맞물려있어서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큰 성과를 올렸다"고 들뜬 심정을 밝혔다. 황혼에 접어든 실베스터 스탤론의 마지막 록키 시리즈 '록키 발보아'는 1260만 달러로 3위에 그쳤다. 그 전주 1위였던 윌 스미스의 '행복의 추구'도 1500만 달러로 한 계단 내려앉아 2위를 차지했다. 벤 스틸러와 로빈 윌리엄스 등 코미디 콤미를 앞세운 '박물관이 살아 있다'가 예상외로 선전을 한 결과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극장 나들이의 선택 기준이 모든 가족이 함께 볼수 있는 영화에 집중된 영향이 컸다. '박물관이 살아 있다'는 액션과 모험, 판타지, 가족 드라마 등 온갖 종류의 장르가 고루 섞인 영화다. 가정과 사업, 양쪽에서 모두 실패한 한 가장이 아들을 위해 직업소개소를 뒤지다가 박물관에 취직한다는 오프닝까지는 구태의연하다. 그러나 박물관이 밤마다 살아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스크린은 요동치고 객석은 아이들의 탄성으로 가득찬다. 한국 박스오피스에서도 22~24일 64만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북미 지역 양상과 비슷하게 선두였던 김아중 주진모 주연의 ‘미녀는 괴로워’(14일 개봉, 60만명)을 2위로 끌어내렸고, 21일 같은 날 개봉한 무협 판타지 대작 '중천'(48만명)을 3위로 밀어냈다. 2000년대 들어 연말 극장가에서는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 등 가족물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