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오연수 유호정 하희라 신애라 이미연 최진실 황수정…. 1990년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들이다. 이들은 스스로도 판단하기에도, 남들이 보기에도 전성기는 이미 지났다고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올 한해 드라마에서 펼친 활동들은 여느 톱스타의 전성기 못지않다. 하나같이 전성기가 ‘되돌아온 그녀들’이다. 2006년 드라마는 이들 ‘돌아온 그녀들’이 다 주물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 자체가 소비층의 변화에 따라 ‘돌아온 그녀들’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처지가 ‘돌아온 싱글’이든, ‘돌아온 미시’이든 상관없다. 가장 강력한 드라마 소비층으로 부상한 40~50대 주부들의 기억에 깊이 새겨져 있는 배우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주부 시청자들의 10년 전 추억에 어필할 수 있는 배경을 갖고 있고 뛰어난 연기력이 뒷받침 되며, 자기 표현에 막힘이 없다. 일상은 물론, 금기시되어 왔던 성담론에 이르기까지 마치 ‘아줌마의 수다’를 듣고 있는 것처럼 시원시원하다. 혼기 놓친 노처녀 고현정의 연하남과 사랑 만들기를 유쾌하게 그린 MBC TV ‘여우야 뭐하니’나 이혼녀 유호정의 전남편에 대한 경쾌한 복수와 칙칙하지 않은 연하남과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MBC TV ‘발칙한 여자들’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주부 시청자들의 아련한 꿈을 자극한 요인이 작용했다. 만혼이 낯설지가 않고 주위에 이혼녀가 많아졌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자칫 묻혀버릴 수도 있는 주부들의 사랑에 대한 가치를 일깨운 측면이 강하다. 마치 이들 배우들이 20대 일 때 트렌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 사랑에 대한 환상과 꿈을 심어준 것처럼 말이다. MBC TV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의 하희라처럼 현실 삶의 고뇌가 공감대로 작용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편의 바람기는 모든 주부들이 우려하고 걱정하는, 부부생활의 최악의 위험요소이다. 실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하희라에게서 느끼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는 그렇지 않은 배우보다 몇 배나 강하다. 남편의 바람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 SBS TV ‘돌아와요 순애씨’의 성공요인도 ‘돌아온 그녀들’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심혜진 박진희라는 ‘걸쭉한’ 배우들이 펼친 솔직한 이야기들은 무더운 한여름 밤을 속 시원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돌아온 그녀들’의 맹활약은 올해로 그칠 것 같지가 않다. 당장 내년 초에 시작될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배우들만도 너무나 낯익은 이름들이다. 최진실이 MBC TV 일일드라마 ‘나쁜 여자 착한 여자’로 복귀하고 가수 이승환과 이혼해 충격을 준 채림은 KBS 2TV 수목드라마 ‘달자의 봄’으로 돌아온다. 또한 이미연은 SBS TV 주말드라마 ‘사랑에 미치다’로 안방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고 마약 파문을 일으킨 황수정도 SBS TV 금요드라마 ‘소금인형’으로 복귀한다. ‘돌아온 미시’ 이요원이 주연을 맡은 ‘외과의사 봉달희’도 내년 1월 말 SBS TV 새 수목드라마로 선을 보인다. 이런 현상 때문에 안방극장에서 새 얼굴이 사라졌다는 염려도 나오고 있지만 2006년에 이어 2007년 드라마에도 ‘돌아온 그녀들’의 전성시대는 계속 될 것으로 관측된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