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슛 3점제 왜 하죠?", 여자농구 선수들 한 목소리
OSEN 기자
발행 2006.12.26 08: 31

"덩크슛 3점 제도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그것을 한다고 정말 덩크슛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내년 1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막하는 삼성생명배 2007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 한 가지 눈에 띄는 새로운 규칙이 있다. 바로 덩크슛을 3점으로 인정하는 '덩크슛 3점제'다. 이는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가 내놓은 '로컬 룰'이다. 김 총재는 지난 21일 대회 설명회에서 "남자 농구에서 덩크는 일상적이지만 여자 농구에서는 굉장한 화제가 된다"며 "이 제도가 정착되면 향후 여자 농구에서도 일반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선수들은 총재가 내놓은 방안이기 때문에 대놓고 반대를 하지 못하지만 익명을 전제로는 반대 의견을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A 선수는 "덩크슛을 하려면 키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점프력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그럴 만한 탄력을 가진 국내 선수는 거의 없다"며 "덩크슛 3점제도가 생긴다고 해서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흥미를 끌기 위해서라면 예전에 했던 쫄유니폼과 다를 게 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B 선수는 "몇몇 언론에서는 하은주(안산 신한은행, 202cm)를 키워주기 위해 이런 제도를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정작 하은주는 아직까지 무릎이 좋지 않아 덩크를 하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다가 덩크를 하면 체력이 상당히 많이 떨어지고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하려고 하는 선수는 극히 드물 것"이라고 밝혔다. C 선수 역시 "남자 농구에서도 덩크슛은 주로 속공으로 이어지는 노마크 찬스에서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나오는 3점이라면 차라리 3점슛 라인에서 던지는 것이 훨씬 낫다"며 "덩크 3점제도에 대해 신경도 안쓴다. 아마 다른 팀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전했다.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기 위한 '로컬 룰'은 여자배구에도 있다. 바로 백어택 2점제도가 그것. 호쾌한 공격이 돋보이는 백어택을 관중들이 좋아한다는 의견으로 생겨난 것이지만 너무 과다한 백어택 공격 시도로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어택 2점제도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올 시즌부터 2세트까지 첫 두 번의 백어택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바뀌었고 내년 시즌에는 폐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번 해보지도 않고 덮어놓고 비난을 한다는 일부 목소리가 있는 데다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덩크슛 3점제도는 겨울리그에서는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뜩이나 대부분의 팀이 한 명의 용병 중심으로 플레이하고 있는 현실에서 덩크슛이 가능한 용병의 기만 더 살려줄 가능성이 있는 제도는 이번 시즌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선수들의 바람이다. 그리고 용병 중에도 실제로 덩크슛을 해낼 수 있는 선수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tankpar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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