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드라마의 흐름 시청자들의 입맛이 더욱 까다로워진 2006년 드라마 계이다. 웬만해서는 그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일선 드라마 제작자들의 푸념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방증으로 ‘블루칩의 실종’을 들 수 있다. 한 때 톱스타 누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시청자들을 끌 수 있는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출연자는 성공한 드라마를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 김희선 이동건이라는 두 걸출한 배우를 투입한 SBS TV ‘스마일 어게인’이 대표적이다. ‘만년 요정’ 김희선과 ‘떠오르는 한류스타’ 이동건을 캐스팅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뉴스였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결정적으로 드라마의 완성도가 배우들의 명성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랭하게 돌아왔고 결국 드라마 중간에 작가가 바뀌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반면 MBC TV ‘발칙한 여자들’이나 SBS TV ‘돌아와요 순애씨’처럼 실감나는 연기와 탄탄한 구성으로 승부해 성공한 드라마들도 있었다. 이들 작품이 성공한 이유는 출연 배우의 명성보다는 그들이 일궈낸 실적에 시청자들이 호응했기 때문이다. 블루칩보다는 실적주에 더 크게 반응한 시청자들이다.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시청자들에게 좋은 드라마를 골라 보는 눈이 생긴 것이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다. ‘월화’ ‘수목’ ‘금요’ ‘주말’까지 일주일 내내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쏟아지는 드라마를 최대의 효용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작품을 골라 보는 눈이 필수적이다. 실제 드라마 한 편이 새로 시작하면 시청자들 사이에 탐색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 탐색전에서 좋은 인상을 새기지 못하는 드라마는 이내 시청률 경쟁에서 밀려난다. 드라마를 찾는 주 시청층이 40, 50대 주부 위주로 재편성 된 것도 한 원인이다. 주부 시청자는 그 연령대의 특성상 작품이 주는 분위기보다는 스토리에 더 깊이 빠져드는 경향이 강하다. 2006년 드라마 시장에서 미니시리즈 보다는 일일극이나 장편극이 인기를 끈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 같은 커뮤니티가 발달된 것도 드라마 선택에 영향을 끼쳤다. 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고 받은 느낌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공유하고 싶어한다. 온라인이 그 무대를 활짝 열어 줬다. 홈페이지에만 들어가면 내가 어렴풋이 받은 느낌을 확인할 수 있고 그것은 곧 여론이 된다. 어설픈 연출이나 연기는 시청자게시판에서 매서운 질타를 받는다. 물론 좋은 작품에는 빠르게 ‘폐인’들이 몰려든다. 이런 환경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해졌다. 연기자 캐스팅이 물론 중요하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것, 스토리의 개연성과 극의 구성력이 연기자 못지 않게 중요해졌다는 것, 적어도 드라마에서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블루칩은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2006년이다. 100c@osen.co.kr 기대에 비해 대조적인 결과를 보인 드라마 ‘스마일 어게인’과 ‘돌아와요 순애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