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재계약을 포기한 우완 마무리 호세 카브레라(34)를 롯데 자이언츠가 잡았다.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은 이로써 롯데가 용병을 불펜 투수로 활용하는 흔치 않은 선택을 했다는 점이다. 8개 구단 대부분이 용병 영입 작업을 마무리지은 가운데 삼성 두산 SK는 모두 선발용 투수, LG 현대 KIA 등은 선발 투수 1명에 야수를 영입하는 모양새를 취할 전망이다. 마무리 구대성과 계약하지 못하고 있는 한화 정도가 불펜 투수를 뽑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만이 호세와 재계약하면서 마무리로 카브레라를 영입했다. 강속구를 뿌리고 한국에서 3시즌을 뛰었지만 카브레라는 제구력에 문제를 노출해 왔고 의외로 피안타율이 높다. 그러나 롯데는 2006년 마무리 나승현(19)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아울러 FA 마무리 노장진을 전력 외 취급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는 포석이기도 하다. 카브레라를 영입한 마당에 롯데가 노장진과 계약한다면 트레이드 용도가 아니라면 중복 투자가 아닐 수 없다. 자타가 공인하는 투수 전문가로 권위를 인정받는 김성근 SK 신임 감독은 카브레라 대신 일본에서 자신이 직접 지켜 본 히로시마 출신 레이번와 로마노를 택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명장 강병철 롯데 감독은 김 감독이 버린 카브레라를 카드를 선뜻 주워들었다. 롯데의 한국시리즈 2차례 우승(1984년, 1992년) 때마다 지휘봉을 잡았던 강 감독은 2007년 롯데 사령탑 3기로서 계약 만료 시즌을 맞이한다. 과연 핵심 전력일 용병을 마무리(그것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없는)로 뽑은 롯데의 모험이 숙원인 '가을에도 야구하는 데' 얼마나 공헌할지 주목된다. sgoi@osen.co.kr SK 시절의 카브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