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록바가 활약했지만 믿었던 에시엔에게 발등이 찍힌 첼시였다.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26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런던에 위치한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06-200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에서 레딩과 혈전을 벌인 끝에 2-2로 비겼다. 첼시는 전반 38분 디디에 드록바가 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그러나 후반 22분 리로이 리타가 만회골을 넣었고 5분 후 다시 드록바의 역전골이 터졌다. 하지만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놓고 무리뉴 감독의 애제자 마이클 에시엔이 자책골을 기록하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에시엔은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 애슐리 콜이 걷어낸 공이 자신의 몸을 맞고 골로 연결되는 불운을 겪으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한편 이 경기에서 설기현은 교체 멤버로 이름을 올렸으나 스티브 코펠 레딩 감독이 선수 교체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 설기현은 벤치에서 체력 안배 레딩은 설기현과 스티브 헌트를 대기 명단에 올려놓았다. 아무래도 헌트는 지난 8라운드에서 불상사로 인해 심리적인 부담을 , 설기현은 체력 안배의 차원에서 선발 출전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헌트와 설기현이 없었지만 레딩은 전반 초반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1분 프랑크 람파드에게 좋은 찬스를 내준 레딩은 첼시의 좌우 사이드를 공략하며 반짝 공세를 취했다. 그러나 이렇다한 슈팅은 날리지 못했다. 첼시는 전반 10분 이후 서서히 경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나갔다. 중앙 수비수비인 히카르도 카르발류를 축으로 한 첼시의 포백이 전방으로 크게 전진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특히 좌우 풀백인 웨인 브릿지와 제레미가 측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상대를 괴롭혔다. 13분 살로몬 칼루가 레딩 수비수 두 명을 제치면서 페널티 에어리어로 침투한 후 슈팅을 날렸다. 이같이 첼시의 수비수들이 공격에 적극 가담하자 레딩도 좌우 사이드를 파며 공격해봤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 레딩을 압도한 첼시, 드록바의 첫 골 이후 첼시는 레딩을 압도했다. 정확히 말해서는 레딩이 수비에 집중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22분 마이클 에시엔이 레딩의 수비를 끌어내기 위한 중거리슛을 날렸다. 28분에는 람파드가 올린 프리킥을 드록바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하네만의 손에 걸리고 말았다. 2분 후 다시 에시엔이 중거리슛을 날렸고 32분에는 미하엘 발락의 슈팅이 수비를 맞고 나왔다. 연속된 첼시의 공세를 결국 선제골로 연결되었다. 전반 36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패스를 받은 드록바는 수비수를 앞에 두고도 반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했지만 코너아웃되고 말았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드록바는 골 에어리어 중앙에서 멋진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1-0이 되자 레딩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케빈 도일조차 하프라인을 잘 넘지 않았지만 이 때부터는 공격에 힘을 실기 시작했다. 전반 41분 레딩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지만 수비에 가담한 드록바가 헤딩으로 걷어냈다. 인저리 타임에는 리타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으로 침투해 슈팅까지 날렸지만 수비수에 걸리고 말았다. ▲ 레딩, 첼시에 겁없이 맞서다 후반 들어 레딩이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공격이었다. 후반 초반 안드리 셰브첸코는 세 번 정도 좋은 찬스를 직접 만들었으나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초반 위기를 넘긴 레딩은 첼시를 몰아붙였다. 처음에는 효율이 크게 없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첼시의 수비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 9분 군나르손이 오른쪽에서 올린 낮고 빠른 크로스가 첼시 수비수 발을 맞고 도일에게 향했으나 발에 닿지는 못했다. 10분에는 리타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패스를 받아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고 1분 뒤에는 시드웰의 기습덕인 슈팅이 나왔으나 옆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은 셰브첸코를 빼고 숀 라이트 필립스를 투입했다. 라이트 필립스의 빠른 발을 이용하겠다는 생각. 후반 17분 오른쪽 풀백 제레미가 멋진 전진패스를 했고 라이트 필립스가 공을 잡고 파고 들다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어진 공격에서도 라이트 필립스의 크로스를 칼루가 슈팅했지만 수비수에게 막혔다. 첼시의 긴 볼을 이용한 공격이 한 두차례 효력을 발휘하자 레딩은 좌우 사이드에서의 공격을 자제했다. 이러자 첼시는 다양한 공격 전술로 레딩을 압박했나갔다. 그러한 찰나였다. 레딩의 동점골이 터진 것이다. 후반 21분 하프라인에서 공을 뽑아낸 머티는 리틀에게 연결했고 리틀이 중앙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이것을 리타가 헤딩으로 마무리 지은 것이었다. 1-1이 되자 스탬포드 브리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 역시 드록바, 첼시의 구세주 1-1이 되자 무리뉴 감독은 재빠르게 선수교체를 단행했다. 제레미와 웨인 브리지를 빼고 존 오비 미켈과 애슐리 콜을 투입한 것. 선수 교체 이후 얼마되지 않아 첼시는 역전골을 기록했다. 후반 27분 라이트 필립스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수비를 제친 후 아크 서클까지 접근해나갔다. 라이트 필립스는 아크 서클 부근에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은 노마크 상태에 있던 드록바에게 여지없이 걸리며 골로 연결되었다. 역시 첼시의 구세주였다. 레딩에게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31분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리타가 발로 떨구어준 공을 도일이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2분 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군나르손의 좋은 헤딩슛이 나왔지만 역시 골문을 외면하고 말았다. ▲ 믿었던 에시엔이... 2-1이 되고 후반 40분이 되자 레딩의 패색은 짙어만 갔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바로 첼시의 자책골이 터진 것. 후반 40분 도일이 왼쪽 사이드 라인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는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에 있던 리타를 향했으나 그의 발에 미치지는 못했다. 이것을 왼쪽에서 커버플레이 들어온 애슐리 콜이 걷어냈지만 이 공이 에시엔의 몸을 맞고 그대로 첼시의 골문으로 들어가버린 것. 무리뉴 감독으로서는 믿었던 에시엔에게 발등이 찍힌 상황이었다. 에시엔 역시 경기 내내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으나 딱 한 번의 불운에 다잡았던 승리를 놓치는 역할을 하고 말았다. 일순간 스탬포드 브리지에는 원정 응원온 레딩 팬들의 함성만 가득했다. 이후 첼시는 레딩을 몰아붙였으나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2-2로 끝나고 말았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