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간접광고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지상파 TV의 드라마나 쇼프로는 간접광고와 관련해 규제를 받고 있지만 영화는 거의 무방비 상태다. 주인공들이 특정 회사의 식음료 등을 계속 마시거나
의류를 착용하기도 하고, 스크린에 기업 로고를 비추는 식이다. 이같은 간접 광고의 대가로 영화 제작사는 돈이나 소품 협찬을 받아 제작비 일부를 충당한다.
이같은 영화 속 간접광고의 경우 할리우드에서 일찌감치 선보였다.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사랑을 위하여'를 보면 주인공 메이저리그 야구선수가 전용기로 이동하면서 한 유명업체의 야채주스를 선택해 먹는 장면이 나온다. "건강을 위해서 자주 마신다"는 멘트까지 덧붙여서. 노골적인 간접광고인 셈이지만 관객들은 무심코 지나치기 십상이다.
삼성은 블록버스터 '스파이더 맨'을 통해 돈 한푼 안들이고 대대적인 기업 홍보를 했다. 스파이더 맨이 뉴욕 도심을 활보하는 장면에서 삼성의 대형 광고판이 등장한 것. '스파이더 맨'의 제작사이자 삼성과 라이벌 관계인 소니 측은 영화에서 삼성 광고판만을 부분 삭제할려고 했으나 삼성의 이의 제기로 미수에 그쳤다. 뉴욕 한복판 빌딩 위에 엄청난 거금을 들여 설치한 광고판이 별다른 이유없이 영화 속 실제 거리를 묘사한 장면에서 사라질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영화도 점차 간접광고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를 전문으로 섭외해주는 프로모션 회사까지 나타났다. 영화 관련 행사 기획 및 진행을 하면서 제작에 필요한 제품과 영화 속 광고 노출의 기업체 섭외를 도맡아해준다는 업체다.
치솟는 스타 출연료와 제작 비용 때문에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영화 제작사로서는 공돈이나 다름없는 간접광고 수입이 반가울수 밖에 없다. 그러나 좋은 영화를 찍어서 정당하게 벌어들이는 관객 입장료 이외의 수익에 자꾸 맛을 들이다보면 주객이 전도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실정이다.
mcgwire@osen.co.kr
'스파이더 맨'의 한 장면(소니 픽처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