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는 ‘2년생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신인 때는 펄펄 날았던 선수가 2년차에는 죽을 쑤는 경우가 많아 생긴 말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선수들이 꽤 많았다. 이런 현상은 근년에도 심심치 않게 생기고 있다. 2004년 신인왕인 현대 좌완 오재영이 2년차 때 부진에 빠져 고생했다. 또 지난해에는 신인왕 후보로 꼽혔으나 올해는 실력 발휘를 못한 SK 외야수 조동화도 비슷한 케이스다. 물론 ‘2년생 징크스’를 모르고 지나가는 선수들도 많다. 2005년 신인왕인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대표적인 예다. 신인 때 특급 마무리로 자리잡은 오승환은 2년차 때 연봉이 무려 225%이나 인상된 뒤 올해는 아시아 세이브왕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덕분에 내년 연봉이 100% 인상돼 단숨에 억대 연봉자(1억 3000만 원)가 되며 ‘2년생 징크스’를 모른 채 질주하고 있다. 올해 돋보이는 활약으로 ‘영건 마운드 3인방’을 형성했던 ‘괴물신인’ 류현진(한화)을 비롯해 ‘10억 원 팔’ 한기주(KIA), 대졸 신인 장원삼(현대) 등도 내년 시즌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좌완 류현진은 시즌 내내 ‘괴물 돌풍’을 일으키며 투수부문 트리플 크라운(다승, 방어율, 탈삼진)을 차지했다. 대기록을 앞세워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신인왕 및 MVP를 동시에 거머쥔 것을 비롯해 골든글러브까지 석권, 올 시즌을 천하통일했다. 내년 시즌 2년차 최초의 '억대 연봉자‘로 탄생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상 최고의 계약금인 10억 원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은 우완 한기주는 시즌 초반에는 부담감으로 선발 투수로서는 부진했으나 중반부터 불펜 투수로 전환한 뒤 실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시즌 10승을 올려 내년 연봉이 150% 인상됐다. 내년에는 마무리 투수로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대졸 신인 투수로서 현대의 선발 로테이션 한 축으로 꾸준히 활약한 좌완 장원삼은 12승 10패, 방어율 2.86으로 돋보이는 성적을 남겼다. 덕분에 한기주 못지 않은 연봉 대폭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내년 시즌에도 선발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이들 신인 3인방이 내년 시즌 ‘2년생 징크스’라는 홍역을 피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오승환처럼 징크스를 뛰어넘어 ‘대박행진’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2년차 징크스에 걸려 곤욕을 치를 것인지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또 2년차에는 3인방 중 누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인지도 관심사다. sun@osen.co.kr 류현진-한기주-장원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