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이상훈을 본받아라". 일본 의 주니치 담당 이토 기자가 지난 26일 블로그 코너를 통해 '이병규의 활약은 얼마나 적극적으로 일본어를 습득하느냐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이토 기자는 '역대 주니치 유니폼을 입은 한국 선수는 선동렬 이종범 이상훈에 이어 이병규가 4번째다. 그리고 이병규의 선배 3인 가운데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인 이는 이상훈'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지난 1998년 시즌 후 가을 캠프에서 이상훈과 1시간 반에 걸쳐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이상훈은 한국 최고 좌완이었지만 부상 등의 여파로 11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4.68로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이상훈은 이 자리에서 영어와 일본어, 필담을 섞어가며 '이제부터 일본어를 배우겠다'라고 선언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인 1999년, 이상훈은 먼저 팀 동료에게 일본어로 말을 걸 만큼 자존심을 죽이고 일본어에 매달렸다. 그 결과 전화로 택시를 부를 정도로 일본어 실력이 향상됐다는 전언이다. 이상훈의 일본어 실력이 일취월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가라오케였다고 한다. 1년 만에 생각을 바꿔 일본어를 배우기로 결심한 이상훈은 1999년 36경기에 등판해 6승 5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 주니치의 센트럴리그 우승에 공언했다. 이 일화와 함께 이토 기자는 '일본에서의 성공을 목표로 삼는 이병규는 LG 선배이기도 한 이상훈의 체험을 바이블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상훈과 달리 이병규는 주니치 입단 기자회견 때부터 "일본어를 배우겠다"고 선뜻 밝혔다. 이병규가 일본야구와 일본어라는 두 가지 과제에 얼마나 빨리 적응해낼지에 롱런 여부가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