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배리 지토(28)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을 사실상 결정하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전현역 에이스들의 집합소가 될 전망이다. 저마다 '한가닥' 했거나 하고 있는 특급 투수를 영입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지난 시즌 중반 그렉 매덕스가 시카고 컵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하면서 '에이스들의 NL 서부 이동' 현상이 시작됐다. 사이영상 4회 수상에 빛나는 매덕스는 통산 333승에 빛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투수. 그는 다저스에서 6승3패 방어율 3.30을 기록한 뒤 1년 1000만 달러 조건으로 샌디에이도 파드리스에 둥지를 틀었다.
매덕스가 떠나면서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우완 제이슨 슈미트 영입으로 방향을 돌렸다. 슈미트는 올시즌 11승9패 방어율 3.59로 다소 주춤했지만 최근 5년 연속 두자릿 수 승리를 거둔 꾸준함의 표상. 2004년 18승7패 3.20 탈삼진 251개를 기록하며 'NL 최고 우완'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다저스는 3년간 47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애리조나에서 최전성기를 보낸 랜디 존슨의 NL 서부 이적이 임박했다. 존슨의 소속팀 뉴욕 양키스는 전력 재정비를 위해 존슨을 집(피닉스)에서 가까운 곳으로 보내기로 하고 애리조나 샌디에이고 등과 협상 중이다. 사이영상 5회 수상자인 존슨은 전성기를 지났음에도 올해 17승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내년 연봉은 1600만 달러.
애리조나에는 올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브랜든 웹이 버티고 있다.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싱커를 보유한 그는 올해 16승8패 3.10을 기록하면서 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빅리그 경력은 4시즌 밖에 안 되지만 경기 운영 능력 및 안정감이라는 측면에서 단연 손꼽힌다. 그는 내년 약 3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여기에 지토가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하면서 NL 서부는 말 그대로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가 됐다. 콜로라도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저마다 손꼽히는 투수를 확보해 내년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한결 뜨거워지게 됐다.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미 서부는 연중 기온이 온화하고 휴양지가 많아 돈과 사람이 몰려든다. 야구에서는 타자보다 주로 투수들이 서부지구 소속 구단에서 뛰고 싶어한다. 에이스들이 몰려들면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약한 디비전이라는 NL 서부가 이번 겨울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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