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범벅 MBC '주먹이 운다', 유감방송 뽑혀
OSEN 기자
발행 2006.12.29 09: 24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지난 10월 5일 방송된 MBC 추석특집 ‘스타권투 선수권 대회-내 주먹이 운다’를 이달의 유감방송으로 선정했다. 한때 국민스포츠로 사랑받던 권투를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내 주먹이 운다’는 권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연예인들이 경기를 펼치는 내용이었다. 남녀 각각 8명씩 총 16명이 출전해 1라운드 당 1분씩 총 3라운드로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김새롬이 경기를 벌이다 실신해 나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개그맨 김신영은 코피를 흘리기도 하는 등 온 가족들이 둘러 앉아 TV를 시청하는 저녁 7시에 추석 특집으로 내보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민언련 방송모니터 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폭력적인 게임 외에 다른 장치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여러 오락프로그램에서 웃음의 소재로 폭력적인 장치를 쓰고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프로그램 중간에 벌칙을 주는 수단 정도에 이른다는 것. 깔때기로 때리기(KBS ‘상상플러스’), 뿅망치로 때리기(KBS ‘해피선데이’의 ‘여걸식스’), 박으로 때리기(MBC ‘무한도전’)와 같은 비교적 가벼운 벌칙도 있지만 집단으로 나와 괴롭히는 벌칙주기(KBS ‘해피선데이’의 ‘여걸식스’, MBC ‘무한도전’), 물대포 쏘기(KBS ‘해피선데이’의 ‘여걸식스’)등 다소 강도 높은 폭력이 사용되는 경우도 많아 그동안 줄곧 문제로 지적돼 왔다. ‘내 주먹이 운다’는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본격적으로 연예인들끼리의 난투극을 연출해 그 모습을 통해 오락적 재미를 주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이전의 오락프로그램과는 정도의 차이가 크다고 민언련 측은 밝혔다. 물론 제작진은 앰뷸런스까지 부르는 등 안전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만 전문 운동선수가 아닌 연예인들에게 권투를 시키는 것 자체가 과연 적절한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10월 17일 방송된 MBC ‘PD수첩-북한과 미국 벼랑에 서다’를 10월의 추천 방송으로 선정했다. hellow0827@osen.co.kr 추석특집 스타권투선수권대회 '내 주먹이 운다'의 진행자/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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