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타력 보강에 치중하겠다. 투수들과 달리 타자들 가운데 노장 선수가 많은데 개혁해야 한다. 나름대로 생각해 놓은 것이 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이 지난 10월 29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한화를 누르고 2년 연속 우승을 확정지은 뒤 밝힌 소감이다. 당시 6차전 삼성의 선발 4번타자는 '60억짜리 타자' 심정수가 아니라 김대익이었다는 점은 상징하는 바가 작지 않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정확히 두 달이 지난 현 시점까지 선 감독의 '생각하는 바'의 실체를 도무지 알 길이 없다. FA 영입전서 일찌감치 발을 뺐고 트레이드는 롯데에서 내야수 신명철을 데려온 게 전부다. 수비 강화책 외에 그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
포수 현재윤이 군대에서 돌아오지만 FA 진갑용에게 역대 포수 최고액인 3년간 26억 원을 주기로 한 점에 비춰볼 때 현재윤이 주전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FA 영입전에서 조용했다고 삼성이 '부자 본성'을 버린 것은 결코 아니다. 2006시즌 단 2이닝만 던진 임창용은 구대성(한화)이 계약을 하지 않은 현 시점에서 프로야구 투수 최고 연봉자(기본급 5억 원에 플러스-마이너스 옵션)이고 내년 정규시즌 등판이 어려울 것이라는 배영수에게도 3억 원을 안겨줬다. 미래 기대치든 과거 공헌도 등 뭐라도 하나 걸치면 최소 동결 이상인 상황에서 연봉 인하자가 1명(안지만)이라도 나온 게 오히려 신기하다.
아울러 삼성은 용병으로도 예년처럼 투수만 둘을 뽑았다. 결국 '타선을 강화하긴 해야 겠는데 그래도 마운드'로 방향을 잡은 셈이다. 대신 삼성이 취한 조치는 타격코치의 교체와 일본 감독 출신 인스트럭터 영입이다. 분위기를 쇄신하고, 일본인 인스트럭터의 맞춤 지도에 '로또' 적중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물론 아직까지 트레이드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다른 구단이 바보가 아닌 이상 삼성으로서는 그들이 탐낼 만한 투수를 내줘야 할 텐데 그럴 의지가 있는지 알 수 없다. 개혁을 외치지만 아무것도 변한 게 없이 2006년을 끝내는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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