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가요계', 올 해는 어떤 일들이?
OSEN 기자
발행 2006.12.29 14: 55

2006년은 그 어떤 분야 중에서도 특히 가요계가 많은 수난을 당했던 한 해이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불법 다운로드, MP3 등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가요계가 불황에 허덕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얼마 전에는 MBC ‘100분 토론’에 가수들과 제작자가 출연해 하소연을 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가요계의 불황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곪을 대로 곪아버린 상처가 급기야 터져버려 안타깝게도 올 한해 많은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2006년 가요계를 떨게 만들었던 사건사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되짚어봤다. 음반제작자 vs 이통사, 음원수익률 배분 갈등 이동통신사와의 음원 수익률 배분의 재조정 없이는 대중음악계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지난 5월 15일 엠넷미디어의 김광수 이사가 “음원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초 강수 발언을 띄우면서 촉발된 갈등은 300여 개의 가요 제작자가 속해있는 연예제작자협회를 비롯해 한국음악산업협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이동통신사와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모두 동참하기로 결정하면서 확대됐다. 이후 같은 달 25일 벌인 첫 번째 협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자 음반제작자와 가수들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순차적으로 음원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현재는 2007년 1월 1일부터 새롭게 협의한 수익률을 적용해 수익금을 배분할 계획이지만 아직도 음반제작자와 이통사는 갈등의 골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듯 지난 12월 21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의 ‘위기의 가요계, 해법은 없나’ 편에 출연한 가요관계자들은 6,7년 전에 비해 음원 수익료가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말 가요시상식 존폐 논란 2006년 연말 가요계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됐던 사안은 바로 가요시상식 존폐 논란이었다. 잇따른 가수들의 불참선언과 방송사의 기여도 등에 의해 결정되는 수상자 선정, 그리고 불필요하게 많은 시상식 수 등으로 인해 몇 해 전부터 가요시상식 무용론이 제기돼왔지만 올해에는 세븐, 비, 이효리 등 톱가수들의 불참선언과 함께 MBC와 KBS가 연말 가요시상식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존폐 논란이 절정에 달했다. 급기야 올해 열린 Mnet KM 뮤직페스티벌과 서울가요대상,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통해 선정된 수상자들에 대해 네티즌이 동의하지 못하고 강한 반감을 드러내는 등 큰 홍역을 겪었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은 가요계가 죽었다는 의미에서 ‘▶◀한국 가요계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작년부터 가요관계자들은 본인들이 직접 준비해 개최하는 가요시상식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쯤에는 실현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소몰이 창법’ 등 가요시장의 획일화 R&B 음악의 대표 주자인 SG워너비의 김진호는 얼마 전 ‘100분 토론’에서 “쏠림현상이라고도 하는데 최근에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가수가 있으면 제 2, 3의 가수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그러한 의도로 음악을 만든 것은 아니라 우리의 음악스타일을 고집하는 것 뿐”이라며 “제작자분들이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추세이기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어 SG워너비 스타일로 가면 어느 정도 안전하다는 생각때문에 제 2,3의 SG워너비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가수와 제작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획일성에 대한 책임을 동감한 바 있다. 소를 몰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일명 ‘소몰이 창법’이라고도 불리는 R&B 특유의 창법을 추구하는 SG워너비가 대박을 터뜨리자 이를 모델로 한 제 2,3의 SG워너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 밥에 그 나물’격인 음악들이 탄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가요시장의 획일화를 초래했다. 가요계의 고질병, 표절 시비 논란 우리 가요계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표절시비논란은 올해에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효리를 비롯해 MC몽, 이승철 등 톱가수들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으며 그 사실 여부를 떠나 표절 논란에 휩싸이는 것만으로도 가수들의 이미지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안타까움을 더했다. 립싱크ㆍ가창력 논란 립싱크, 가창력 논란은 가요계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예전과 달리 거의 대부분의 음악프로그램에서 라이브 무대를 지향하면서 음정 불안 등 가창력에 관한 지적을 받거나 또는 립싱크를 하다 질타를 받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래로만 승부하겠다”, “가창력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는 등 다짐형의 멘트가 공공연히 들려올 정도다. 노래만 부르는 가수가 아닌 엔터테이너를 꿈꾸며 데뷔하는 이들이 많다보니 그룹의 경우 메인 보컬리스트 1,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외모와 퍼포먼스에만 치중하는 면이 없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이처럼 올 한해에는 불안한 가요시장을 반영한 갖가지 사건들이 많이 터져 나왔다. 추운 날씨만큼 얼어붙은 가요시장으로 인해 안 그래도 힘이 드는데 이곳저곳에서 이상 징후까지 나타나기 시작하니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2007년에는 음반관계자들과 가수, 그리고 가요팬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hellow0827@osen.co.kr 5월 27일 음원 수익률 배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연 음반제작자들과(앞줄) 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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