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전 현대 감독을 역대 최고 대우(3년 총액 15억 5000만 원)로 영입한 뒤 LG 트윈스는 가열하게 전력 강화를 추구했다. 그리고 지난 29일 일본 프로야구 다이에(현 소프트뱅크) 출신 좌타자 외야수 페드로 발데스(33) 영입으로 큰 틀에서 보강을 완료했다.
이로써 LG는 2007시즌 박명환-하리칼라-봉중근, 그리고 발데스 등을 새 핵심 전력으로 삼아 재건에 도전한다. 그런데 LG의 보강 작업을 살펴보면 변화한 것은 틀림없으나 김재박 감독의 '안정 지향적' 성향이 읽히는 것 같아 흥미롭다.
부임 이전에 영입된 봉중근은 차치하고 김 감독 취임 이후 LG의 선수 영입에는 어떠한 '일관성'이 발견된다. 먼저 코치진을 보면 정진호 수석코치와 김용달 타격코치는 현대 시절부터 참모로 김 감독의 의중을 잘 파악할 사람들이다. 양상문 투수코치 역시 롯데 감독까지 지낸 검증받은 지도자다.
아울러 용병 투수 영입에도 자존심을 접고 '삼성이 버린' 하리칼라를 선발용으로 데려왔다. 발데스 역시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프로야구 다이에에서 4년간 497게임에서 타율 0.302, 86홈런, 335타점을 기록한 경력이 영입의 주요인이라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나 이름값을 우선시 하는 예전에 비해 스카우트 풍토부터가 바뀐 셈이다.
또 김 감독이 애제자 김수경을 외면하고 박명환을 FA 투수 시장에서 선택한 부분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이는 역설적으로 김 감독이 김수경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안 뽑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박명환의 전 소속팀 두산의 홈 역시 LG처럼 잠실구장이다. 그렇기에 박명환은 유니폼만 갈아입었을 뿐 '잠실구장=홈'이라는 외부 조건은 바뀌지 않는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수비와 마운드로 대변되는 철저한 확률 야구를 신봉한다. 반면 김인식 한화 감독은 순리와 가능성을 중시한다. 이에 비해 김 감독은 '작전 야구'에 능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이 작전 야구가 원활하게 되려면 손발이 맞는 코치진과 오류가 적을 검증된 선수들과 야구를 해야 할 것이다. 그 점에서 LG의 스토브리그 100억 투자는 최소한 '마구잡이'는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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