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상술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하지만 2007년은 몇 백 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로 알려져 있다. 프로야구에서도 2007년이 되면 24살과 36살이 되는 선수들이 적잖이 있다. 그러나 똑같은 돼지띠라 해도 36살 선수가 맞는 새해 기분은 24살 선수의 그것과 다르게 더욱 비장할 터이다. 30대 후반이란 고갯길에 접어든 선수들의 대표격으로는 현대 1루수 이숭용, 삼성 1루수 김한수, 한화 불펜투수 권준헌 등이 선두주자다. 이 중 이숭용은 현대의 주장이자 정신적 리더로서 2006시즌 11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 106안타, 7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개인 최악의 시즌이었던 2005년의 슬럼프를 벗어났으나 1995년 이래 처음으로 장타율(.376)이 4할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출루율(.389)이 타율보다 1할 이상 높은 데서 알 수 있듯 무르익은 선구안을 앞세워 현대 타선의 핵을 이루고 있다. 이숭용은 2007시즌 김재박 감독-김용달 타격코치 등이 떠난 충격을 메워야 할 책무도 안고 있다. 타격에 눈을 뜬 이택근, 일본에서 돌아온 최고용병 클리프 브룸바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할 전망이다. 이숭용과 포지션은 같지만 김한수의 2007시즌은 더욱 절박하다. 수비를 중시하는 선동렬 삼성 감독의 의중에 따라 3루에서 1루로의 포지션 체인지를 능숙하게 해냈지만 타격은 데뷔 이래 최악이었다. 세대교체 대상으로까지 몰려있는 김한수이기에 2007년 건재함을 보여줘야 '평생 삼성맨'의 입지를 온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화 우완 권준헌은 2006년 37경기에 등판 42⅓이닝 평균자책점 5.10을 남겼다. 이로써 단 한 경기도 못 던졌던 2005년의 부상 공백을 극복했다. 그러나 5점대 평균자책점은 본격적으로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최악의 수치다. 한화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불펜진의 강화를 위해서는 2007년 권준헌의 '어게인 2003년'급 구위 회복이 절실하다. 프로 데뷔 후 2번째 돼지띠를 맞는 베테랑 돼지띠 3인방이 2007시즌 불꽃을 태울 기세다. 한편 프로 데뷔 후 첫 돼지띠를 맞이하는 24세 선수로는 현대 좌완 선발 투수인 장원삼이 대표적이다. 데뷔 첫 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 12승의 호성적을 올린 장원삼은 2007시즌도 두 자릿수 승리를 노리고 있다. sgoi@osen.co.kr 이숭용-김한수-권준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