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지역연고제로 출발한 한국 프로야구가 대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경기장 안팎의 악재로 자칫하면 침체로 내몰릴 수 있는 위기에 처한 한국야구가 2007시즌을 ‘중흥 원년’으로 삼을 작정이다.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대변혁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1월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1월 20일에는 야구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대토론회를 가지며 발전 방안들을 찾아볼 예정이다. 여러 가지 발전 방안 중에서 ‘도시연고제’를 완전하게 정착시키는 방안이 가장 시급히 변화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연고제로 출발한 한국 프로야구는 현재 명분상은 도시연고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역연고제와 다름이 없다. 광역영업권과 드래프트제도를 지역연고제 시절과 똑같이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만 도시연고제일 뿐 실제적으로는 지역연고제와 달라진 것이 없는 상태다. 이런 불합리한 연고제로 인해 한국야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광역영업권을 보장하고 있는 현행 규정으로 인해 신생 구단의 창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구단 재정 악화로 7년째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프로야구를 쇠락의 길로 떨어트리고 있다. 진정한 도시연고제를 실시하고 있었다면 신생 구단의 창단이 훨씬 수월해 팀이 더 늘어날 수도 있고 현대 문제는 이미 예전에 해결됐을 것이다. 도시연고제였다면 야구 열기는 뜨겁지만 야구단이 없는 마산이나 울산 등에 신생구단이 창단됐을 가능성이 높고 강원도나 수도권 신도시 등에도 또 다른 프로야구단이 생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대는 일찌감치 수원을 연고지로 정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프랜차이즈는 존재한다. 미국은 완전한 도시연고제로 신생 구단이 기존 구단이 있는 도시에 들어가려면 당연히 기존 구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래도 한국보다는 완전한 도시연고제로 합리적이다. 도시연고제이기에 구단들이 기존 도시를 떠나 다른 지역 도시로 연고지를 옮길 수 있다. 공멸의 위기를 벗어나 공생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 프로야구 8개구단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 그 첫 단계가 명실상부한 ‘도시연고제’를 정착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야구판의 파이를 키워야 야구도 활성화되고 구단들의 이익도 증대되는 길이다. 8개 구단 사장님들이 모이는 8일 이사회에서는 구단 이기주의를 버리고 프로야구가 살 수 있는 공생의 길을 찾아주기를 학수고대한다. 선수난, 영업난, 자금난 등을 이유로 25년간 한국프로야구는 6개구단에서 단 2개구단만이 늘어났다는 점을 프로야구 행정가들이 상기해 주기를 바란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KBO 이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