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방송 시상식 vs 가요시상식’, 시청률도 극과극
OSEN 기자
발행 2006.12.31 11: 47

각종 연말 시상식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시상식에서 쏟아낸 수상 소감이 화제가 되고 있고 시상식 자체에 대한 품평이 온·오프라인의 지면을 달구고 있다. 시상식은 한해 동안 영화 가요 드라마 예능 각 분야에서 펼쳐진 연예활동을 놓고 ‘상’이라는 도구를 통해 그들의 업적을 평가하는 의미있는 자리다. 이들 시상식은 대부분 지상파 내지는 케이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다. 그런데 시상식에서 다루고 있는 분야에 따라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 또한 극과 극이다. 영화 드라마 예능 분야는 여느 인기 프로그램 못지않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가요 시상식은 시청률 면에서도 참패를 당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일요일, MBC TV를 통해 방송됐던 ‘제 5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시상식. 오후 5시 50분부터 8시 46까지 1, 2부로 나뉘어 방송됐던 대한민국영화대상은 1부 11.2%, 2부 14.2%(TNS미디어코리아 집계)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2부는 프라임타임에 전파를 타 SBS TV ‘웃음을 찾는 사람들’, KBS 2TV ‘소문난 칠공주’와 비슷한 시간대에 맞섰지만 기대 이상의 시청률을 뽑아 냈다. 12월 15일 밤 8시부터 KBS 2TV를 통해 방송된 ‘제 27회 청룡 영화상 시상식’ 1, 2부도 시청자 눈길 끌기에 성공했다. 1부는 8.1%에 머물렀지만 2부는 15%(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올해 최다 관객 신기록을 세운 ‘괴물’을 비롯해 ‘왕의 남자’ 등 초대박을 터트린 영화가 만들어져 나오면서 영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때문이다. 지난 12월 23일 밤 10시 8분부터 KBS 2TV를 통해 방송된 ‘KBS 연예대상’ 시상식. 역시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각각 16.5%, 18.1%(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토요일이라 KBS 1TV ‘대조영’, SBS TV ‘게임의 여왕’ 등이 방송되는 시간대였지만 20%에 육박하는 시청률 대박을 터트렸다. 이날 시상식은 정종철 이수근 이휘재 김제동 등이 보여준 눈물의 수상소감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말이 임박한 29일 금요일부터는 두 가지 시상식이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되기 시작했다. 때문에 분야별 선호도가 더욱 뚜렷하게 구분됐다. 밤 9시 55분부터 MBC TV에서는 ‘MBC 방송연예대상’이, SBS TV에서는 ‘SBS 가요대전’이 방송됐다. MBC 방송연예대상 1,2부는 17.5%, 18.9%를 각각 기록한 반면 SBS 가요대전은 11.1%, 12.0%(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보이는데 그쳤다. 방송연예대상은 MBC의 자사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였고 SBS 가요대전은 전체 가요계를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이었지만 시청자들의 선택은 냉정했다. 30일 토요일엔 ‘MBC 연기대상’과 ‘KBS 가요대축제’가 맞붙었다. 마찬가지로 연기대상 1, 2부는 13.0%, 21.8%의 시청률을 보였지만 3부까지 진행된 ‘가요대축제’는 11.5%, 9.6%, 9.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 머물렀다. 시상 분야에 따라 시상식에 쏠리는 시청자들의 관심도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시상식 무용론을 외치고 있는 가요계의 현실에 다시 한번 눈이 간다. 한때 연말 가요 시상식은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인기 프로그램이 아니었던가. 가요 시상식의 몰락은 가요계 종사자들이 주요 타깃으로 여기고 있는 10대 소비자들과 TV를 통해 그들의 활동을 지켜보는 주요 시청자들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음악을 소비하는 시장이 TV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증빙도 된다. 시상식에서 상대적으로 성공한 방송과 영화 관계자들은 좀더 감동적이고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시상식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시상식에 쏠린 관심이 이 정도라면 시상식의 핵심 콘텐츠인 수상자들이 지금처럼 틀에 박힌 수상소감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시상식을 만드는 주최측에서는 무책임한 상의 남발을 자제해야 하고 수상자들은 자기만 아는 지인들의 이름을 한없이 나열하는 구태는 벗어버려야 한다. 연말 시상식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 일뿐만 아니라 그 다음 해의 트렌드를 읽는 창이기도 하다. TV 시청자들이 시청률을 통해 가요, 방송, 영화계 종사자들에게 하고 있는 무언의 요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100c@osen.co.kr 지난 15일 방송된 ‘제2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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