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로 이적하겠다면 굳이 붙잡지 않는다". 오치아이 주니치 감독이 31일 2007시즌을 마치면 FA로 풀리는 MVP 타자 후쿠도메, 세이브왕 이와세에 대해 사실상 '떠날 테면 가라'고 선언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31일 와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을 마치면) 미국에 가고 싶어하는 선수가 나올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를 주저앉힐 권리는 감독에게 없다. 냉정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 가고 싶어하는 선수라면 내가 아무리 설득을 해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한 소리임에 틀림없지만 감독이 FA 시즌 직전 시점에 이렇게 직설적으로 나오는 경우는 꽤 이례적이다. 감독이라면 잔류 여부를 떠나 '팀에 꼭 필요한 선수이니 남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해두는 게 상식일 터이다. 팀 내 투타 주축인 후쿠도메와 이와세에 대해서도 이 정도 화법을 구사하는 오치아이 감독이라면 이병규(32)에게도 '강 건너 불 구경'은 아닐 것 같다. 이병규는 주니치 입단 인터뷰에서 "주니치의 배려에 마음이 끌렸다"라고 거듭 언급한 바 있다. 그 근거로 "와서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주겠다. 캠프는 타이론 우즈처럼 2월 8일 합류해도 된다", "이노우에(주니치 9번 선수)가 상조회장이지만 말하면 (그 번호로) 해주겠다"는 오치아이 감독의 언질을 제시했다(이병규는 결과적으로 9번을 고사하고 7번을 택했고 이 역시 오치아이 감독이 골라준 번호라고 한다). 아울러 오치아이 감독은 이병규의 LG 통산 타율(.312)이나 성적을 근거로 영입을 결정했다고 언급하며 "비디오조차 보지 않고 뽑았다"고까지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일본 매스컴이 '내 방식대로 야구'라고 평할 정도로 독특한 용인술을 구사하는 오치아이 감독이니만큼 이병규라고 '예외'를 두지는 않을 것 같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