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3인의 태극전사들. 2006년 한 해 동안 최선을 다해 뛰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박지성(25)은 월드컵 이후 찾아온 부상의 늪에 빠졌다가 최근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다. 이영표(29)는 AS 로마 이적 거부 파문 후 베누아 아수 에코토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쳤다. 그나마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첫 경험한 설기현(27)이 3골을 넣으며 분전했다. 힘든 한 해를 보낸 세 선수의 2007년을 전망한다. ▲ 박지성, 주전을 확보하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박지성은 주전이 아니다.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항상 경쟁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그들에게 밀려있는 상황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박지성에 대해 미래의 주전 윙어이지 라이언 긱스를 능가할 현재의 선수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박지성의 약점은 바로 파괴력. 패스와 부지런한 움직임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박지성이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직접 마무리짓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슈팅과 크로스 등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박지성 자신 역시 이같은 지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2006-2007 시즌을 앞두고 "더욱 욕심을 내겠다"고 말한 바 있으며 실제 경기에서도 과감한 슈팅을 날리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달라지고 있는 박지성에게 기회는 많이 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맨유가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FA컵에서도 우승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해야 하기에 박지성 역시 긱스, C. 호나우두와 더불어 컨디션에 따라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설기현, 레딩을 이끌어라 2006-2007 시즌을 앞두고 레딩 FC로 이적한 설기현. 그는 '스나이퍼' 라는 별명답게 정확한 크로스와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선보이며 케빈 도일과 함께 레딩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오른쪽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도 나선 그는 그 임무를 잘 소화하며 코펠 감독의 신임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설기현이 2007년 시즌 더욱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과제가 남아있다. 바로 레딩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이끌어야 하는 것. 21경기를 치른 31일 현재 레딩은 8승 3무 10패를 기록해 승점 27로 9위를 달리고 있다. 강등권과의 승점차는 9이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레딩은 선수층이 두텁지 못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을 항상 내재하고 있다. 또한 1월 이적 시장에서 좋은 선수를 수급할 만큼 재정적으로 풍요롭지 않기 때문에 레딩으로서는 2007년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따라서 팀 내 최고 몸값이자 2차례의 월드컵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설기현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 이영표,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월드컵 후 이영표는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베누아 아수 에코토가 영입되었고 이영표는 원래 포지션이 아닌 오른쪽 풀백으로 나섰다. 여기에 위건에서 오른쪽 풀백 파스칼 심봉다가 영입된 뒤에는 이영표의 모습을 피치 위에서 보기가 어려워졌다. 발목 부상과 함께 AS 로마 이적을 성사 직전 거부해 구단과의 마찰도 있었기 때문이다. 재활을 통해 재기를 노리던 이영표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바로 12월 3일 펼쳐졌던 아스날과의 경기. 이 날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이영표는 멋진 활약을 펼쳤고 그 이후 리그 경기에 연이어 선발 출전하며 아수 에코토에 대한 경쟁 우위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토튼햄이 최근 챔피언십(2부리그) 사우스햄튼에서 뛰고 있는 웨일즈 17세 대표인 왼쪽 풀백 개러스 베일 영입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웨일즈 국가대표팀에도 데뷔한 베일은 이후 웨일즈의 주전 왼쪽 풀백을 맡고 있으며 소속팀에서도 주전 입지를 확고히한 재능있는 선수. 따라서 베일이 토튼햄에 영입된다면 토튼햄의 왼쪽 풀백은 3대 1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토튼햄은 베일을 영입하지 못하더라도 첼시의 웨인 브리지나 위건의 레이튼 베인스 등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영표의 생존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