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믿을 수 없는 홈런 퍼레이드를 펼친 LA 다저스가 2006년 메이저리그 '최고 명장면'의 주역이 됐다. 스포츠 전문 주간지 는 2006년 마지막 호에서 2006 시즌 후반 무려 4타자 연속 홈런에 끝내기 투런홈런으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둔 다저스 타자들의 활약상을 지난해 야구계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장면으로 선정했다.
다저스는 지난해 9월 19일(한국시간) 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중요한 일전을 치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던 상황이어서 이들의 맞대결은 큰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8회까지 스코어는 6-5 샌디에이고의 리드. 다저스는 설상가상으로 9회 3점을 추가로 내줘 패배가 거의 결정된 듯 했다. 그러나 9회말 공격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묘하게 변했다.
선두 제프 켄트가 중월 솔로포를 터뜨리면서 분위기를 달구자 J.D. 드류는 우월 솔로홈런으로 점수차를 2점으로 줄였다. 샌디에이고는 특급 마무리 트레버 호프먼을 급히 투입했지만 흐름을 바꿀 수는 없었다.
러셀 마틴이 호프만을 두들겨 좌월 솔로포를 쏘아올리자 집으로 향하던 관중이 다시 경기장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후속 말론 앤더슨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터뜨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4번째 4타자 연속 홈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데 성공한 다저스는 10회초 조시 바드에게 우전적시타를 허용, 또 다시 위기에 직면했지만 10회말 또 다른 드라마를 완성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케니 로프턴을 1루에 두고 우타석에 등장한 노마 가르시아파라가 상대 마지막 투수 루디 시네스로부터 좌월 끝내기 투런포를 작렬해 '만화 같은' 승리를 연출한 것
이날 다저스가 기록한 홈런수는 모두 8개. 이 가운데 5개가 9회 이후 나온 것이어서 극적인 분위기는 한결 더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다저스 전담 아나운서 빈 스컬리 씨는 "누가 이런 장면을 상상이나 해봤겠는가. '믿을 수 없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 감격해 했다.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둔 다저스는 지구 1위를 하룻만에 되찾았고 결국 2년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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