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 상반기에 대표팀-올림픽팀서 ‘동분서주’
OSEN 기자
발행 2007.01.01 07: 58

[0SEN=박상현 기자]'황금돼지의 해'라는 2007년에는 한국축구가 '돼지꿈'을 꿀 수 있을까. 솔직히 핌 베어벡(51)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그동안 행보를 본다면 전망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전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이 된 베어벡 감독은 지난 6개월 동안 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21세 이하), 아시안게임대표팀(23세 이하)까지 모두 지휘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몸이 하나이다보니 홍명보 코치에게 임시로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는 경우가 있었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대표팀은 대표팀대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여기에 올림픽 대표팀은 아직 정식 출범을 하지 못한 상태다.
2007년 새해부터는 올림픽 대표팀의 전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대표팀 역시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베어벡 감독의 공약인 '우승'을 따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베어벡 감독의 새해 첫 업무는 1월 중동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 감독은 이미 올림픽 대표팀의 조직력 강화를 위해 중동에서 훈련한 뒤 23일 개막되는 카타르 8개국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K리그 구단들에 협조를 구한 상태다. 그러나 2007 시즌을 대비해야만 하는 구단들이 협조적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카타르 8개국 대회가 끝나고 나면 베어벡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인 2월 7일 대표팀의 평가전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는 추운 겨울인 데다 경기 시작 48시간 이전에나 선수를 차출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파의 소집을 위해 유럽팀과 원정경기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또 베어벡 감독은 2월 28일 홈에서 예멘-팔레스타인 승자와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2차예선 첫 경기를 치르고 3월 14일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원정경기를 갖는다. 이어 3월 24일에는 일본과 대표팀 평가전을 갖고 4일 뒤 곧바로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승자와 올림픽 예선 3차전을 치르는 바쁜 일정이다.
올림픽 2차 예선이 6월에 끝나고 아시안컵은 7월에 열리기 때문에 전반기는 그야말로 두 대표팀을 오가는 바쁜 일정을 보내야만 하는 것이다.
구태여 베어벡 감독이 이런 강행군을 직접 선택한 이유는 바로 올림픽팀의 조직력 극대화를 통한 대표팀의 전력 향상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어벡 감독은 실력면에서는 유럽 중위권 수준이지만 강한 조직력으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선전한 스위스를 모델로 삼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즉 베어벡 감독의 모델은 바로 스위스 대표팀의 사령탑 쾨비 쿤 감독이라는 것이다.
지난 1996년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을 맡았던 쿤 감독은 이후 21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을 거쳐 2001년부터 대표팀 감독을 맡아 지금까지 스위스 축구를 이끌고 있다. 특히 쿤 감독은 청소년팀을 맡으면서 장래가 총망되는 어린 선수들을 선발하고 조직력을 키워나가며 2004 유럽축구선수권과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일궈냈다.
쿤 감독이 10년 앞을 내다보고 청소년 대표팀부터 성인 대표팀까지 선수들과 함께 했다면 베이징 올림픽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베어벡 감독은 기존 대표팀 멤버에 올림픽 멤버를 결합시켜 조직력을 극대화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4년 계획'을 짠 것이다. 결국 기존 대표팀 멤버와 올림픽 멤버의 조화를 위해서는 같은 감독이 지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시안컵이 7월에 끝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베어벡 감독의 새해 구상은 전반기는 약간 대표팀에 비중을 둔 이원체제, 올림픽 최종예선이 시작되는 8월 후반기부터는 올림픽팀 올인 체제로 정리된다. 베어벡 감독의 새해 도전이 어떤 결말을 낳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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