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마이리그 출신 권윤민(27)은 메이저리그 도전에 실패하고 지난 2004년 말 귀국했다. 그는 해외파 복귀 제한기간 2년 동안 글러브 대신 해설 마이크를 잡는 등 다른 직업을 전전했다. 그러다 겨우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에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권윤민으로서는 2년을 참고 기다린 끝에 겨우 얻은 기회였다. 해외파 낙오병 가운데 복귀를 타진하고도 제한 규정에 묶여 낙심하는 선수들이 여럿이다. 경남고 출신 송승준(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마이너리그)은 귀국하고도 제한 규정에 묶여 2년 동안 허송세월해야 한다. 채태인 안병학 김일엽 오철희 정성기 정영진 등은 미국에서 방출된 뒤 야구를 포기했다. 해외파 복귀 제한 규정 철폐는 위기에 빠진 한국 프로야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미 해외파들이 전면적으로 참가한 지난해 3월 WBC 대회를 계기로 복귀 제한 규정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그런데도 구단간의 협조가 되지 않아 전면 철폐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롯데는 전면적인 제한 규정 해제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 연고 고교 출신 해외파 선수들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추신수를 비롯해 이승학 송승준 백차승 등 4명의 해외파 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복귀 제한 규정이 철폐될 경우 모두 2차 신인 드래프트에 나오게 된다. 99년 이후 해외 진출한 선수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지명권을 상실한다. 롯데는 프랜차이즈 예비스타들을 모두 다른 팀에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 때문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과감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롯데의 반대가 심하다면 보완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롯데의 지명권을 일부 보장하는 선에서 해결점을 찾을 수도 있다. 수 년째 성적 부진으로 썰렁해진 사직구장의 부흥을 위해서도 정책적인 배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아예 복귀 제한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있다. 현행 2년에서 1년 정도로 단축하는 탄력적인 운용을 할 수도 있다. 1년이라면 제도 유지를 주장하는 이들의 명분을 살리고 동시에 복귀를 타진하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도 있다. 물론 해외파 선수 제한 규정을 푼다 해도 한국 프로야구가 당장 활성화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타 부재와 선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마당에 돌아오고픈 선수까지 막는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제 한국야구가 포용력을 갖고 접근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싶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