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 가족이야기에 울컥 “2007년에는 외롭지 않았으면”
OSEN 기자
발행 2007.01.02 10: 21

2006년은 신인연기자 유건에게 뜻깊은 한해였다. 2006년 1월 9일 첫 방송된 KBS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에서 정신연령 7살의 장애를 겪고 있는 스물일곱살 청년 하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방송 당시 유건은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아를 연기했던 조승우와 비교될 만큼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유건의 활약은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유건이 출연한 영화 ‘다세포소녀’가 2006년에 개봉했고, ‘무림여대생’과 ‘언니가 간다’에도 캐스팅 돼 촬영을 끝내는 등 쉴새없는 1년을 보냈다.
하지만 유건이 이렇게 주목받는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유건은 그룹 OPPA의 멤버였지만 OPPA가 큰 반향을 얻지 못하자 한동안 연예계를 떠났다. 미국에 있던 부모님과 함께 있으며 연기를 하고자 마음먹은 유건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예술대학에 입학했다. 집안의 반대를 뿌리치고 나온 터라 그 때부터 유건의 혹독한 삶이 시작됐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했던 것. 게다가 대학에서 연기를 공부하면서 연기 데뷔를 꿈꿨지만 한번의 더 큰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유건은 자세한 내막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한 기획사에게 친구와 함께 사기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연기자가 되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며 버틴 세월이 5년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유건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지만 무엇보다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가족때문이었다. 연예계 생활을 반대했던 부모의 뿌리쳤던 기억이 후회스럽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이를 더 악물었다. 실패한 모습으로 다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더욱 연기에 매진한 것이다.
힘들었던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을 때 유건의 모습은 무덤덤했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힘들었던 생활은 당연하다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옮겨졌고, 가족 이야기를 할 때에는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가족에 대한 유건의 애틋한 정이 느껴졌다. 하지만 유건은 아직은 그 눈물을 흘릴 때가 아니라는 듯 눈물을 끝내 참았다.
정신없이 바빴던 2006년을 보내고 2007년을 맞이하는 유건의 바람은 딱 한가지였다. 유건은 “2007년에는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하지만 부모님이 현재 미국에 계시고 자신도 더 성숙한 연기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터라 그 시기를 미뤄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이 가득한 유건이 좋은 모습으로 가족들과 재회할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유건이 고소영 조안 이중문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 ‘언니가 간다’는 1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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