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 KIA 감독이 성장을 멈추어버린 내야수 김주형(23) 키우기에 나섰다.
서정환 감독은 새해를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 오프시즌에 치른 60일 간의 훈련 성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젊은 투수들과 타자들의 기량이 월등히 좋아졌다고 평가하면서 유난히 김주형의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김주형은 가을 훈련 내내 펑고 500개, 스윙 1000개를 해왔다. 이 정도면 주전 3루수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그만큼 타력 보강에 절실한 서 감독의 입장에서는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아온 김주형이 다시 성장 해준다면 백만원군이나 다름없다.
김주형은 지난 2003년 말 팀 역대 최고 계약금인 3억 원을 받고 입단했다. 동성고 출신으로 당시만 해도 초고교급 슬러거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벌써 세 시즌이 지나도록 기량 발전이 없었고 3루수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서 감독이 포수로 전환시킬 궁리까지 했다.
김주형의 저성장의 원인은 근성 부족과 기술적인 결함이었다. 잠재력이 큰 데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어 기량이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배팅 스피드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상대 투수들의 공에 밀리는 현상이 많았다. 여기에 그동안 배팅 스피드를 강조한 타격폼에 적응하지 못했다.
서 감독은 오프시즌 과제를 김주형 키우기로 삼고 온 힘을 기울였다. 특히 타격폼을 완전히 뜯어 고쳤다. 기존에는 공을 깎아치는 스윙이었다면 이번 가을훈련을 통해 어퍼스윙으로 전환시켰다. 어퍼스윙은 장타력을 강화하고 변화구 공략을 보다 용이하게 한다.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낄 정도로 피나는 훈련을 했다. 개조 결과 일단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끌어당긴 타구는 힘이 붙었지만 우중간으로 날아가는 타구는 전혀 힘이 실리지 못했다. 이번 타격폼 개조와 훈련을 통해 타구의 질이 달라졌다. 우중간으로 날아가는 타구에 부쩍 힘이 실리면서 비거리도 상당히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은 적응단계일 뿐이다. 김주형의 훈련을 지도한 이건열 타격코치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주형이 자신이 달라지는 타구를 보고 만족해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동계훈련과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끊임없이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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