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연시 대목 극장가에서 한국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할리우드의 판타지 코미디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다른 대작들을 제치고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전체관람가인 '박물관이 살아있다'(이하 '박물관')가 아이들과 함께 극장 나들이에 나선 가족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에 '미녀는 괴로워'(이하 '미녀')는 20~30대 여성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박물관'보다 한 주 앞서 12월14일 개봉한 이 영화는 1일 오전 10시30분까지 378만 관객(영화사 집계)을 돌파하며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미녀'의 뒤를 쫓는 '박물관'의 기세도 만만찮다.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단 10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순항을 하는 중이다. 벤 스틸러와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박물관'이 이처럼 돌풍을 일으킬 것은 배급사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학부모 중심으로 입소문이 돌면서 가족 단위 관람객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일본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미녀'도 깜짝 흥행은 마찬가지. 김아중 주진모를 앞세운 '미녀'는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조합한 시나리오 덕분에 입소문을 탔다. 영화속 삽입곡들이 덩달아 인기를 모으면서 영화 홍보에도움을 주는 등 이래 저래 잘 나가는 분위기다. 그동안 내세울 흥행작이 별로 없던 주진모는 500만 관객 영화에 도전하게 됐고, 몸매에 더 비중이 주어졌던 김아중은 '광식이 동생 광태'에 이어 연속 흥행에 성공하며 연기파 칭찬을 덤으로 챙겼다.
두 영화의 기세에 눌려 거액 제작비를 쏟아부은 경쟁작들은 맥을 못추고 있다. 무협 판타지 대작 '중천'은 '박물관'과 같은 날 개봉이후 내내 고전을 면치못하다가 지난 주 박스오피스 4위로 처졌다. 28일 막을 올린 이범수 서기 현영 주연의 조폭 코미디 '조폭 마누라 3'도 개봉 첫 주말 3위로 밀려났고,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007 카지노 로얄'은 국내에서만큼은 이름값을 못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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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살아있다'와 '미녀는 괴로워'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