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조인성이 LG 안방 '독점'하나
OSEN 기자
발행 2007.01.03 08: 58

아무리 김재박 신임 감독의 신임이 두텁다 하더라도 지난 12월 29일 이뤄진 LG 포수 조인성의 연봉 재계약은 다분히 비난 받을 소지를 안고 있다.
LG 구단은 조인성의 연봉을 1억 3000만 원에서 1억 2000만 원 더 얹어주며 2억 5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꼴찌 팀에서 고인상률(92.3%) 선수가 나온 것이다. 조인성의 2006시즌 성적(112경기 출장에 타율 2할 4푼 5리 10홈런 38타점)을 보면 LG의 선수 연봉 계산법은 잣대가 다르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러니 팀 내 연봉고과 1위인 심수창 등 다른 선수들 입이 안 나올 리 없다. 누가 봐도 내년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하는 '조인성 침 발라놓기'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상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지난해 LG서 FA 자격을 획득했던 이병규를 비롯해 두산이 박명환, 현대가 김수경에 대해 'FA 보호차원'에서 성적표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손에 쥐게 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몇 년간 LG의 숙원이던 '세대교체'에도 배치된다. LG에 이성렬(23)이라는 '대안'이 있음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이성렬의 지난해 성적은 타율 2할 1푼 6리(120타수 26안타) 2홈런 13타점으로 2년생 징크스를 앓았다. 그럼에도 이성렬은 비록 표본은 작지만 LG 타자 중 타율보다 출루율(.317)이 1할 이상 높은 유일한 타자였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몸에 맞는 볼 부문으로 타석 수로 치면 팀 내 14위지만 사구는 8개로 단독 1위다.
이성렬은 2005시즌에도 21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는데 이는 볼넷수와 똑같았다. LG 선수들에게 찾아보기 힘든 무언가를 그나마 이성렬은 가지고 있었다. 여기다 우투좌타인 이성렬은 아직 만개되지는 않았으나 2루타와 홈런을 쳐내는 장타력에서도 조인성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크게 중요하진 않지만 발도 최소한 조인성보다는 빠르다.
투수 리드나 주자 견제가 문제로 지적받았으나 경험이 해결할 문제지, 이를 빌미로 계속 조인성에게만 의존하다간 새 포수를 키울 길이 없다. 그러나 LG의 조인성 계약을 보면 조인성-이성렬 플래툰 시스템보다는 조인성 주전-이성렬 백업의 포석이 읽힌다.
이번 뜻밖의 연봉 인상은 2007년 이후에도 조인성을 끌고 간다는 포석으로 보여지는 까닭에 기대주 이성렬이 성장할 길은 일단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LG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풀어야할 난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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