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호' 삼성, 2007시즌은 쉬어가는 해?.
최근 만난 LG 구단 관계자는 "삼성이 박명환에게 입질할 줄 알았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아무 일 없었고 LG는 이병규(주니치 이적)를 잔류시키기 위한 자금이 있었기에 영입할 수 있었다는 요지였다.
"내 임기 중 FA 영입은 없다"라고 수 차례 말한 선동렬 감독이 자신의 말을 지키코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삼성의 전력은 우승했던 지난 2년에 비해 낫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선발진에서 하리칼라는 재계약을 포기해 LG로 갔고 배영수는 2007시즌 마운드 복귀가 미지수다. 새로 뽑은 용병 외에 브라운-임동규가 선발진에 남아 있다.
권오준-오승환의 불펜진은 건재하지만 타선의 세대교체는 요원하다. 지금 시점에서는 5회까지 1점만 앞서면 틀어막는 '지키는 야구'가 반복될 듯하다. 이 방식으로 2년을 성공했으니 방법을 바꾸면 오히려 그게 이상하다.
일부러 우승을 피하려는 감독이나 팀은 이 세상에 없지만 변하지 않은 삼성에 대해 일각에서 "2007시즌을 쉬어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전력 보강을 해놓고 우승을 못할 경우 받을 수 있는 비판을 피할 수 있고 그 반대로 성적이 좋으면 더욱 빛이 날 수 있지 않느냐는 견해다.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의 전설적 명장 모리 마사아키는 임기 9년 중 8차례에 걸쳐 팀을 퍼시픽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 중 6번은 일본시리즈 제패까지 해냈다. 그럼에도 세이부 고위층은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는 명분을 들어 모리 감독을 경질했다.
선 감독이 모리 감독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승이 쌓일수록 팬이나 모그룹은 우승을 대단시하기보다는 당연시하는 게 현실이다. 2007년을 기점으로 5년의 임기 중 '하산길'에 접어드는 선 감독은 '우승이란 어제 내린 눈에 불과하다'는 금언을 의식하고 있는 것 아닐까.
sgo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