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폭격기'가 뜨고 '가을까치'가 난다. '싸움닭'이 퍼득거리고 '해결사'도 늠름하게 등장한다. '오리궁둥이'와 '정신적 지주'도 웃는 얼굴로 손을 잡는다.
83년부터 2001년까지 9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해 최강 구단으로 성가를 드높였던 '최강 해태'가 역사속으로 사라진 지 6년 만에 OB 모임으로 되살아난다. 해태에 몸담았던 추억의 OB 멤버들이 오는 10일 광주의 모 음식점서 모여 옛 영화를 되새긴다.
모임 결성은 지난해부터 선배들을 주축으로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김성한(MBC ESPN 해설위원) 김봉연(극동대 교수) 김준환(원광대 감독) 선동렬 삼성 감독, 유승안 전 한화 감독 등이 만난 자리서 정식 모임을 만들기로 결의했다.
곧바로 서창기 순천효천고 야구부장이 총무를 맡아 해태 출신들에게 연락을 취해본 결과 많은 사람들이 호응, 정식 모임을 갖기로 했다. 82년부터 2001년까지 해태에 몸담았던 이들은 모두 참석할 수 있지만 이날은 현역 선수를 제외한 30여 명의 OB멤버들이 참석한다.
서창기 부장은 "한국 프로야구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해태 타이거즈의 업적을 기릴 필요가 있는데 해태맨들의 친목 모임이 없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해태 출신 OB멤버들이 한 자리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만남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태 출신들은 서정환 KIA 감독, 김성한 전 KIA 감독, 선동렬 삼성 감독, 유승안 전 한화 감독, 이순철 전 LG 감독 등 5명의 감독을 배출하는 등 야구계와 재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현재는 주로 KIA와 삼성에 포진해 있다.
서정환 감독을 비롯해 KIA 코치진 대부분이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구에서 삼성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해야 되는 선동렬 감독도 짬을 내 얼굴을 내밀기로 했다. 김봉연 김성한 이순철(MBC ESPN 해설위원) 씨 등 재야파들도 모두 참석한다.
예전의 해태 팬들은 '공포의 K-K-K'(김성한 김봉연 김준환) 무등산 폭격기(선동렬) 해결사(한대화) 싸움닭(조계현) 가을까치(김정수) 정신적 지주(이순철) 등 해태의 영화를 이끌었던 선수들에게 아직도 강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V9의 영광과 추억을 되새기는 해태 친목 모임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