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20세기 초부터 보스턴 레드삭스만 응원해온 최고령 팬이 눈을 감아 화제가 되고 있다.
'원조 홈런왕' 베이브 루스부터 테드 윌리엄스, 칼 야스트렘스키, 로저 클레멘스와 페드로 마르티네스 등 보스턴을 빛낸 수많은 벌들의 활약상을 두 눈으로 목격해온 캐스린 지미라는 할머니 팬은 4일(한국시간) 매사추세츠 주 미들보러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펜웨이파크가 개장한 1912년 18세의 나이로 처음 야구장을 찾은 뒤 한 번도 변심하지 않은 평생 보스턴 팬. 지난 시즌까지 무려 95년간 보스턴만 응원해온 그의 나이는 113세였다.
보스턴의 화려한 역사를 지켜본 산 증인이었던 그는 110세이던 지난 2004년 포수 제이슨 배리텍과 왕년의 스타플레이어 자니 페스키의 안내를 받아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 관중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텔레비전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주로 라디오로 보스턴 경기를 청취해온 그는 경기 도중 일어났던 일을 노트에 기록해 남편에게 읽어주는 등 보통 열성팬이 아니었다.
워낙 상징적인 인물이었던 까닭에 보스턴 구단은 지난 2005년 11월 그의 111번째 생일에 맞춰 2004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전달해 '영광의 상징물'을 직접 보여주기까지 했다.
그는 비록 말년에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시력과 청력까지 잃었지만 정신 만은 멀쩡했다고 한다. 장수의 비결을 '금주, 금연, 규칙적인 식사와 검소한 생활의 결과'로 든 적이 있다고 한다.
1894년 태어난 그는 지역 고교와 비서 양성 전문 학교를 졸업한 뒤 오벨라 지미라는 남성과 결혼했으나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로는 홀로 살아았다. 유가족으로는 딸과 4명의 손자 7명의 증손자가 있다.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보스턴을 응원해온 그는 결국 96번째 시즌 개막을 보지 못한채 잠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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