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이미지 변신'이 중요하다
OSEN 기자
발행 2007.01.04 10: 03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결국은 '이미지'가 문제다. 해가 바뀌어도 새 팀을 구하지 못한 박찬호(34)는 지난 5년간 쌓인 '먹튀' 이미지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2001년 겨울 텍사스와 5년 65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계약 기간 내내 보여준 게 없다. 5년간 33승에 그쳤고 그나마 상당 시간을 부상과 싸움으로 허비했다.
'실패한 계약의 당사자'란 이미지가 굳어 있는 데다 워낙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터라 섣불리 나서는 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애덤 이튼, 길 메시 등 박찬호와 비교해 나을 것 없는 선수들이 거액에 다년 계약을 맺은 것과 달리 박찬호에겐 이렇다 할 입질이 없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요즘 박찬호는 새롭게 미국 언론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주로 배리 지토의 초대형 계약 또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움직임과 관련해서 그의 이름이 거론된다. 각종 유력지와 소규모 지역지를 불문하고 실패한 계약의 대표적인 사례로 빠짐없이 박찬호를 거론한다. 심지어 미국의 한 블로거는 잉글랜드 축구팀 첼시로 이적한 안드리 셰브첸코가 부진한 것에 빗대 '박찬호보다도 못하다'고 조롱했다.
나이도 걸림돌이다. 이제 박찬호는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지난해에는 비록 재기했지만 두 차례에 걸친 장출혈로 고생한 데다 적지 않은 나이는 플러스 요소로 보기 어렵다. 요즘은 달라졌지만 예전만 해도 은퇴를 고려했을 연령대다.
아직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찬호와 같은 B급 투수의 FA 계약은 보통 1월 중순쯤 이뤄진다는 점, 박찬호 스스로 "조급하지 않고 길게 보고 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아무 소득 없이 해를 넘긴 것은 '정상적인 수순'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어차피 박찬호의 원래 목표도 이번 겨울 단기계약을 맺은 뒤 제 실력을 보여주고 다음 계약을 노린다는 데 있었다.
workhors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