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 봉달희’-‘하얀거탑’, 세트부터 신경전
OSEN 기자
발행 2007.01.05 08: 33

사극에 이어 올해는 의학드라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병원과 의사들, 그리고 그들과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일전을 앞두고 신경전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방송 시간대는 다르지만 같은 메디컬드라마를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다는 점에서 KBS 2TV 주말극 ‘하얀거탑’(6일 첫 방송)과 SBS TV 수목극 ‘외과의사 봉달희’(17일 첫 방송)가 장외 자존심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 시작은 병원세트다. ‘하얀거탑’은 지난 연말 경기도 이천에 있는 병원세트를 공개했다. 1200평 규모에 제작비 15억 원을 들여 6개월 동안 만든 세트는 그야말로 일개 대학병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수술실, 담당의 연구실과 집무실, 병실과 중환자실, 린넨실 등 실제 병원에서 볼 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세트로 재현했다.
이에 질세라 ‘외과의사 봉달희’ 제작진도 1월 4일 취재진을 대거 이끌고 세트를 공개했다.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에 마련된 ‘한국대학병원’ 세트도 실감나기는 마찬가지. ‘하얀거탑’ 세트에 비해 규모는 270평 정도로 아담한 편이었지만 응급실부터 중환자실, 일반 병실, 원무실 등 대학병원 하나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는 실제 병원보다 더 긴장감이 넘쳤다.
‘외과의사 봉달희’의 병점 세트 제작비도 10억 원 가까이나 들었다. 병원 장비 전문업체인 GE코리아로부터 5억 원에 가까운 장비 협찬을 받았고 나머지 부대설비는 제작비에서 충당했다. 병실용 침대는 물론, 천장에 붙은 조명기구까지 병원의 그것과 한치 오차도 없이 시설이 구비됐다.
이범수 이요원 오윤아 김민준 등 주인공을 포함한 고정 출연자가 26명이나 되고 회당 고정 출연자들에게 들어가는 출연료만 9500만 원에 이른다. 16부작인 ‘외과의사 봉달희’의 회당 제작비는 약 2억 원 선이 돼 총 드라마 제작비는 30억 원에 이른다.
병원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실제 의사와 간호사들로 구성된 자문단도 5명이나 된다. 서울대학병원과 연대 세브란스병원 의사가 투입돼 작가에게 1명, 촬영현장에 1명씩 고정 배치됐고 간호사들도 수술장, 중환자실, 응급실 등에 각각 1명씩 투입돼 실제 병원 분위기를 유도했다. 최근 건국대학교 병원의 수술장을 빌려 수술장면을 찍었는데 촬영 시간이 무려 16시간이나 지속돼 실제 수술을 방불케 했다는 소식도 있다.
공교롭게도 드라마 시작을 앞두고 하는 홍보행사도 날짜가 겹쳤다. 지난 4일 ‘하얀거탑’은 제작발표회를 했고 ‘외과의사 봉달희’는 촬영현장을 공개했다. 이러한 신경전은 드라마가 시작되고 두 작품이 직접 비교되기 시작하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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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진과 이요원이 응급 환자를 돌보는 장면(위)과 촬영 현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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