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 프로야구의 화두는 '400만 관중 달성'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로야구 중흥을 위해 400만 관중과 베이징 올림픽 본선 티켓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관중 400만 명은 전년 대비 100만 명 이상 관중을 끌어올리겠다는 소리다. 만만찮은 목표임에 틀림없으나 프로야구는 1990년대 중반 500만 관중도 돌파한 전력이 있다. 관중 400만 명 달성을 위한 전제 조건을 따져 보자.
▲프로야구 vs 이승엽-이병규
프로야구 흥행과 이승엽(요미우리) 이병규(주니치)의 활약상을 거의 반비례 관계로 봐야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물론 이승엽-이병규가 일본에서 뛰는 것은 단 1%도 비판할 수 없는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이승엽이 의도하지 않았음은 명백하더라도) 두 나라 야구가 거의 동시간대에 열리기에 관중 동원은 물론 TV 시청률에서도 정면승부일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올해는 이병규의 가세로 요미우리 대 주니치라는 빅카드가 만들어진다. 매스컴도 속성상 이쪽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대한민국 대표타자격'인 이승엽-이병규의 동반 부진을 바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외나무 다리'에서 야구팬과 시청자를 향해 '어느 콘텐츠를 택할 것인가'를 묻는 수 밖에 없기에 가장 난제다.
▲빅 마켓 구단의 성적
지난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4강이라는 초대형 호재가 발생했음에도 흥행에 재미를 못 본 주요 원인을 꼽자면 LG-두산-롯데 등 서울과 부산 연고팀의 부진을 빠뜨릴 수 없다. 공교롭게도 삼성-현대-한화-KIA 등 작은 구장을 보유한 4팀이 4강에 올라 대목인 포스트시즌 흥행에도 영향을 끼쳤다. 결국 LG-두산-롯데가 이기는 게 곧 야구 살리는 길이라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SK의 스포테인먼트
SK 와이번스는 김성근 감독-이만수 수석코치 체제로 코칭스태프를 개편, 대대적 전력 보강 작업을 펼친 LG 트윈스와 더불어 스토브리그의 이슈를 주도했다. '팬을 위한 야구'를 실천하는 점에서 일단 신선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콘텐츠가 채워지지 않는 이미지는 공허하다. 여기서 콘텐츠는 물론 승리와 성적이다. 만약 SK가 2007년 흥행-홍보-성적이라는 3요소를 충족시킨다면 한국에서 대그룹이 수백 억 원을 투입해 야구단을 운영하는 게 마냥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으로만 치부되지는 않을 것이다.
▲전력 평준화
정규 시즌 우승팀이나 4강팀이 뻔히 드러나면 야구 흥행은 없다.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의 최역점 사업이 팀간 전력 평준화에 맞춰져 있는 이유도 그래서다. 이 관점에서 '2007시즌은 각 팀간 전력이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지난 4일 8개 구단 감독들이 평가한 점은 다행이다. 특히 지난해 4강 탈락팀 중 LG와 SK는 감독 교체 등 대대적 물갈이로 기대감을 주고 있다. 1위와 8위의 격차가 줄고, 특히 4위 레이스가 치열할수록 흥행몰이에는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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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을 이룬 잠실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