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체인지업이다.
올 시즌부터 강화된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기 위해 각 구단 코칭스태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투수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수 코치들은 골머리를 앓게 생겼다.
김호인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은 "스트라이크존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1998년에 개정된 대로 무릎 아래부분까지 엄격하게 적용하고 좌우 폭을 좁히게 될 것"이라면서 "바깥쪽 스트라이크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따라서 바깥쪽 공으로 승부를 거는 투수들이 힘들 것이다. 특히 주무기를 슬라이더로 구사하는 투수들과 바깥쪽 직구인 투수들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견해는 현장 코칭스태프들도 비슷하다. 김성근 SK 감독은 "투수들이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지기가 힘들어졌다. 타자들이 바깥쪽에 강점을 보일 것이다. 한국야구에 대변혁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시진 현대 감독은 "슬라이더라고 무조건 볼은 안될 것이다.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것은 스트라이크로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 슬라이더 보다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 포크볼,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진호 LG 수석코치도 "앞으로는 투수들이 체인지업을 던지지 못하면 견뎌내기 힘들게 됐다"며 체인지업 강화만이 살 길이라고 평했다.
타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용달 LG 타격 코치는 "타자들에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하다"며 공격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결론적으로 현장 지도자들은 앞으로 투수들이 타자들의 공세에서 벗어나며 유리하게 게임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위에서 아래로 변화하는 체인지업을 더 연마해야 한다는 평가이다. 서클 체인지업(일명 OK볼)이나 스트레이트 체인지업 등이 앞으로는 효과를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그동안 엄격하게 적용치 않았던 스트라이크존인 무릎 아래부분도 스트라이크를 잡아주게 됐으므로 체인지업의 필요성이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한국야구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컨트롤을 바깥쪽 승부 투수들의 시대가 가고 스트라이크존 위아래를 공략하는 체인지업 투수들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서클체인지업 그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