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의 전창진 감독은 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원정경기 직전 수심이 가득했다.
양경민이 아직까지 부상에서 회복되지 못해 가뜩이나 공격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손규완까지 지난 3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발목 부상으로 2주 진단을 받은 탓에 스타팅 멤버를 구성하는 것조차 힘겨웠기 때문. 여기에 팀내 포스트까지 책임져야 할 김주성은 도하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온 뒤 부쩍 체력이 떨어져 풀타임은 커녕 20~25분도 버거울 정도였다.
전 감독은 경기가 열리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타팅 멤버를 짜고 사인을 하는데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며 그래도 그나마 강대협이 최근 경기 평균 10점 이상을 해주고 있고 수비까지 좋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대협은 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1쿼터에서 24-13으로 11점차나 뒤졌지만 2쿼터 추격전으로 점수차를 좁힌 뒤 3쿼터에서만 강대협이 17득점을 몰아치며 역전의 분위기까지 감지됐기 때문. 하지만 강대협은 3쿼터 내내 쉴새없이 폭발하던 3점슛이 4쿼터에서 사그라들었고 이정석에게 턴오버까지 범하며 생애 최다득점인 30점을 기록하고도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강대협을 크게 탓하지 않았다. 전 감독은 "워낙 스타트부터 좋지 않았다. 경기 시작이 좋지 않으면서 정신적으로 지고 들어갔다"며 "2쿼터부터 간신히 흐름을 찾았지만 막판 시소게임에서 턴오버를 범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전 감독은 "양경민 등 경험많은 선수들이 없다보니 접전에서 턴오버를 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라며 "특히 김주성이 4쿼터에 체력이 바닥나면서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고 공격 루트까지 막히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 감독은 양경민이 빠르면 오는 7일 울산 모비스와의 홈경기, 늦어도 오는 13일 대구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에 복귀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궁금하다. 아직까지 트레이너에게서 양경민이 회복돼 뛸 수 있는 상태라는 말을 듣지도 못했다"며 "징계에서 풀린 뒤 서둘러 훈련하다가 다친 만큼 복귀 시점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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