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드라마, 불륜 아니면 안되겠니?
OSEN 기자
발행 2007.01.06 09: 47

중년층을 위한 성인드라마의 선정적인 소재 논란이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요소가 바로 불륜. 물론 드라마 소재라는 것이 현 시대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은 우리 세상사의 모습을 파급효과가 높은 TV드라마에서 앞 다투어 방송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MBC TV 일일연속극 ‘나쁜 여자 착한 여자’이다. 이 드라마는 성인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지는 않지만 7시 45분이라는 가족 저녁시간대에 그것도 매일 방송되는 일일극이라는 점에서 더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각자 가정이 있는 두 남녀가 결혼 후에도 6년간 밀회를 즐긴 사실이 발각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릴 ‘나쁜 여자 착한 여자’는 첫 회부터 반나체 차림의 러브신이 등장하더니 거의 매회 빠지지 않고 불륜행각이 방송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송 시작한지 4일 만에 극중 주인공들의 직업으로 등장하는 의사를 왜곡했다며 서울시의사회가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불륜 소재 드라마는 이뿐만이 아니다. SBS 금요드라마는 한동안 자극적인 소재와 장면들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1월 12일부터 ‘마이러브’ 후속으로 방송될 ‘소금인형’은 한술 더 떠 남편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그의 친구와 동침하는 기막힌 상황을 그려낼 예정이다. 물의를 일으키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황수정의 복귀작이라 벌써부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최근 비교적 밝은 분위기로 전환을 시도했던 SBS 금요드라마가 다시 예전의 성격으로 돌아왔다는 지청구를 듣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침드라마는 항상 불륜이 단골소재로 등장해왔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있을 때 잘해’를 비롯해 ‘아줌마가 간다’에도 불륜은 빠지지 않고 있으며 명랑하고 유쾌한 아줌마 성공기를 다루고 있는 ‘사랑도 미움도’에도 그리 어둡지는 않지만 어김없이 불륜은 등장하고 있다. 마치 이 세상의 결혼한 성인남녀들이 모두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폭로하는 것처럼 말이다.
성인드라마의 유형은 불륜 아니면 억척 아줌마들의 성공기가 대부분이다. 억척 아줌마 성공기는 보면서 기분이라도 좋아진다지만 불륜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점에서 제작자들은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매번 명랑한 분위기의 드라마만 내보낼 수는 없는 것이고 우리 세상사가 그리 밝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인드라마=불륜드라마’라는 공식을 세워두고 이를 깨기라도 하면 큰일 나는 것 마냥 너도나도 이와 관련한 드라마를 양산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불륜에 당위성을 불어넣어 그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설명하다보면 불륜을 미화하고 조장한다는 우려 섞인 지적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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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나쁜 여자 착한 여자', '소금인형', '있을 때 잘해'. / 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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