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하늘이 무너지는 큰 슬픔에 잠겼다.
자신을 낳아주시고 고이 길러주신 어머니 김미자 씨가 6일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향년 58세. 뇌종양 판정을 받고 3년이 넘게 끈질기게 투병생활을 해왔으나 기적같은 회복을 염원하던 사랑하는 막내 아들의 곁을 영원히 떠났다. 대구 파티마 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고 이승엽은 눈물을 흘리며 슬픔에 잠긴 얼굴로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승엽에게 고인은 사랑이자 희망이었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삼성에 입단했을 때, 투수를 포기하고 타자로 전향했을 때, 각고의 노력 끝에 비로소 홈런왕에 오르며 한국최고의 타자가 됐을 때 고인은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다. 아내 이송정 씨와 결혼 직후 뇌종양 판정을 받아 병상에 쓰러지고, 그리고 자신을 잘 알아보지 못했을 때 이승엽의 가슴은 무너졌다.
이후 이승엽이 56호 아시아 최다홈런 신기록을 경신할 때, 미국 진출을 포기하고 삼성의 잔류를 뿌리치고 험난한 일본 진출을 택했을 때 어머니는 병상에서 막내 아들의 성공을 누구보다도 기원했을 것이다. 이승엽이 2년간의 고생을 딛고 요미우리 4번타자로 당당히 일본 최고타자의 반열에 오른 것도 모두 어머니의 보이지 않는 힘이었을 게다.
야구 선수들에게 어머니는 더 없는 성장의 자양분이자 든든한 후원자이다. 야구에 입문하는 초등학교 시절고사리손으로 야구공과 야구 방망이를 잡을 때 어머니들은 항상 곁에 있었다. 경기가 열릴 때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가 응원하고 합숙을 한다면 밥짓기, 빨래 등 궃은 일도 모두 어머니들이 한다.
고인 역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을 막내아들 이승엽이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뒷바라지 해줬을 것이다. 고인의 사랑과 희생이 아니었다면 한국 최고의 타자, 아니 아시아 최고의 타자 이승엽은 없었을 것이다.
어제까지 병상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들의 성공을 기원했더라면 이제는 저 넓은 하늘 위에서 일본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홈런왕에 오를 수 있도록 더 큰 응원을 해주실 것이다. 바로 어머니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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