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왕국' 부활 기세, 수목만 남았다
OSEN 기자
발행 2007.01.08 13: 03

MBC에 ‘드라마 왕국’ 부활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동안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MBC가 지난해 상반기 ‘궁’, ‘주몽’을 시작으로 조금씩 움츠린 어깨를 펴기 시작하더니 하반기에 와서는 ‘환상의 커플’, ‘여우야 뭐하니’, ‘있을 때 잘해’ 등으로 그 동안의 부진을 씻고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2007년 새해를 맞아 새롭게 시작된 드라마들 역시 골고루 높은 시청률과 관심을 보이고 있어 ‘드라마 왕국’이라는 옛 타이틀을 다시 거머쥘 조짐이 엿보인다.
먼저 흔들림 없이 줄곧 시청률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는 ‘주몽’이 버팀목처럼 MBC의 기를 세우고 있다. 지루한 이야기 전개와 다소 어이없는 상황묘사 등으로 끊임없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던 ‘주몽’은 많은 우려와는 달리 연장 이후 세부적인 에피소드의 적절한 배치와 고구려 건국과 관련한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이 오랜만에 칭찬의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연장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면서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
이와 함께 저녁 7시 45분 가족시간대에 방송되는 일일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불륜을 소재로 한 내용과 파격적인 장면들로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았던 ‘나쁜 여자 착한 여자’는 그 선정성을 두고 시청자들의 비난은 물론 서울시의사회까지 나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며 다소 요란한 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10% 중반대의 썩 나쁘지 않은 시청률로 자리 잡기에 들어갔다.
1월 6일 첫 방송된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하얀거탑’은 흔해 빠진 삼각관계와 불륜, 이혼 등 사랑이야기 없이도 긴장감을 불어넣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새로운 시도였다. '사랑놀음을 위한 색다른 장소' 정도로만 병원이라는 공간이 활용됐던 그 동안의 의학드라마와는 달리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권력 쟁탈과 인간의 끝없는 야망을 소재로 한 ‘하얀거탑’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탄탄한 스토리와 완벽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는 한창 20%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던 때에 비하면 다소 누그러진 편이지만 타 방송사에서 방송되고 있는 ‘사랑도 미움도’, ‘아줌마가 간다’를 제치고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이 되려고 하니 한동안 골치를 썩였던 드라마까지 효자 노릇을 하고 나섰다. KBS ‘소문난 칠공주’의 무서운 기세 속에 제대로 기 한번 펴보지 못하고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러 있었던 ‘누나’가 ‘소문난 칠공주’의 종영 이후 연일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7일 방송분은 19.2%까지 치솟았다. 이쯤되면 MBC로서는 쾌재를 부를 만한 일이다.
게다가 10일 수요일에는 세븐, 허이재, 강두, 박신혜 주연의 ‘궁S'까지 방송을 앞두고 있어 이제 수목드라마만 잡으면 MBC에서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가 골고루 좋은 반응을 얻는 결과를 얻게 된다.
퓨전사극의 대명사 ‘주몽’, 세속적인 불륜 드라마 ‘있을 때 잘해’, ‘나쁜 여자 착한 여자’,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연 ‘하얀거탑’, 방송 5개월 만에 빛을 보기 시작한 ‘누나’, 그리고 만화 같은 독특한 발상이 돋보이는 ‘궁S'로 시청률 굳히기에 들어간 MBC의 야심 찬 전략이 드라마 왕국 재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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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주몽', '하얀거탑', '궁S',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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