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Boxing Day)에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2위 첼시와의 승점차를 더욱 벌려 지난 2002~2003 시즌 우승 이후 4년 만의 정상 탈환에 더욱 가까이 다가선 모습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위건 애슬레틱, 레딩,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박싱데이 3연전에서 무려 8골을 넣는 득점력 폭발로 2승 1무를 챙기며 3무에 그친 첼시와의 승점차를 6으로 넓혀 독주를 시작했다. 지난 7, 8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FA컵을 치른 뒤 1주일 후에나 리그가 재개돼 쉴 시간도 충분하다.
공식적으로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이후인 12월 26일부터 시작하긴 하지만 그 범위를 12월 23일로 넓혀 따진다면 박싱데이에 벌어진 경기가 얼마나 순위 경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 직전까지 승점은 44였고 첼시는 2점밖에 뒤지지 않은 42였다. 단 한 경기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던 셈.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시원한 승리를 거둔 반면 첼시가 약체 위건 애슬레틱에 3-2로 힘겹게 승리하면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박싱데이의 첫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위건 애슬레틱에 3-1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지만 첼시는 창단 126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된 레딩을 상대로 통한의 동점 자책골을 내주며 2-2로 비기며 승점차가 4로 벌어졌다.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레딩을 3-2로 꺾은 반면 첼시는 두 번째 경기에서도 풀햄과 2-2로 비겼고 박싱데이 최종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겨 승점차를 다시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맞고도 첼시는 아스톤 빌라와 득점없이 비기며 끝내 이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특히 첼시가 박싱데이에서 전승을 거두지 못한 것은 지난 2003~2004 시즌 이후 처음있는 일이기에 겨울 이적시장에서 무너진 수비진을 재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04~2005 시즌과 2005~2006 시즌 2연패를 달성했던 첼시는 당시 박싱데이에서 거뒀던 전승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역대 전적을 본다면 선두팀은 박싱데이에서 전승 또는 전승에 가까운 성적을 올리며 2위와의 격차를 늘리곤 했다. 박싱데이에서 달아난 선두팀은 이후 2위팀에 넉넉하게 앞서며 결국 정규리그 우승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선두팀이 박싱데이에서 2위팀과의 승점차가 줄어들 경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간신히 우승을 차지하곤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미 첼시의 추격권에서 벗어났다"며 "승리의 기운이 감지된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도 박싱데이에서의 결과에서 희비가 확실하게 엇갈린 데서 기인한다.
'연말 연시 선물 박스를 주고받는다'는 의미의 박싱데이에서 기분좋은 선물을 받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정상 탈환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최근 프리미어리그 1, 2위 박싱데이 성적
▲2002~200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2승 1패 / 25승 8무 5패, 승점 83 우승
아스날 - 2승 1무 / 23승 9무 6패, 승점 78 준우승
▲2003~2004
아스날 - 2승 / 26승 12무, 승점 90 우승
첼시 - 1승 1패 / 24승 7무 7패, 승점 79 준우승
▲2004~2005
첼시 - 4승 / 29승 8무 1패, 승점 95 우승
아스날 - 3승 1무 / 25승 8무 5패, 승점 83 준우승
▲2005~2006
첼시 - 4승 / 29승 4무 5패, 승점 91 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2승 2무 / 25승 8무 5패, 승점 83 준우승
▲2006~200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2승 1무 / 17승 3무 2패, 승점 54 현재 1위
첼시 - 3무 / 14승 6무 2패, 승점 48 현재 2위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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