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년 내내 ‘괴물 태풍’을 몰고 다니며 프로야구판을 휘몰아쳤던 류현진(20)이 구랍 28일 ‘연봉 1억 원’에 재계약, 2007년 돼지띠 해를 ‘대박’으로 맞이했다. 2006년 신인 연봉 2000만 원에서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 인상률(400%)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단숨에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어느 정도 대박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2년차 꿈의 연봉이라는 1억 원을 한 방에 거머쥘지는 반신반의했었다. 그러나 한화는 2006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팀의 준우승과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한 류현진에게 ‘1억 원’을 안겨주며 한 해를 마무리지었다. 팀의 간판스타에 걸맞는 대우를 해준 셈이다. 야구계에서도 충분히 받을 만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류현진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입단 계약금과 연봉 외에 가외 수입도 짭짤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구단의 스카우트는 “7개 구단 스카우트 사이들에서는 한화가 류현진에게 1승 당 1000만 원의 승리 수당을 걸었다는 얘기가 정설로 나 있다. 18승을 올렸으니까 1억 8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스카우트는 한화가 류현진에게 ‘1승당 1000만 원’의 옵션을 실시한 것은 배려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류현진에게 2억 5000만 원의 계약금을 주고 입단시켜 내심 예상했던 몸값보다 액수를 줄였다고 한다. 프로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에 차 있던 류현진측이 한화가 1차 제시한 금액에 선뜻 사인을 하고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류현진은 고교시절(동산고) 팔꿈치 수술을 받은 탓에 연고지 구단인 SK에 신인 1차 우선지명을 받지 못한 채 2차 신인지명서 한화에 1순위로 지명돼 입단하며 자존심이 상한 것을 실력으로 만회하겠다는 각오였다. 류현진이 예상보다 낮은 금액에 흔쾌히 도장을 찍자 한화 구단은 보상차원에서 ‘1승당 1000만 원’의 옵션을 제시해 사기진작에 나섰다고 한다.
류현진 자신의 다부진 각오, 구단의 배려를 통한 사기진작이 어우러져 류현진은 시즌 뚜껑을 열자마자부터 승승장구, 신인으로서 사상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다승, 방어율, 탈삼진)과 신인왕 및 MVP 동시 석권 등의 위업을 이뤄냈다.
결국 류현진은 계약금 2억 5000만 원에 승리수당 1억 8000만 원, 그리고 각종 메리트와 상금 등으로 2억 원 이상을 벌여들여 지난해 5억 원 안팎의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해가 바뀌어 새해가 됐어도 지난해 류현진이 일으킨 태풍의 후폭풍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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