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고종수-이천수-박주영, '10번 전쟁'
OSEN 기자
발행 2007.01.09 12: 21

안정환(31, 수원 삼성) 고종수(29, 대전 시티즌) 이천수(26, 울산 현대) 박주영(22, FC 서울)이 모두 등번호 10번을 달고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됐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브라질의 축구영웅 펠레를 비롯해 가장 최근에는 2006 독일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한 지네딘 지단도 모두 10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또 브라질의 호나우디뉴,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토티, 잉글랜드의 마이클 오웬 등 특급 스타들도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10번의 등번호를 달고 출전했다.
차범근 수원 감독이 현역시절 11번을 달았고 황선홍 전 전남 코치는 18번을 달고 한국의 월드컵 첫 승이 된 결승골을 쏘았으며 홍명보 대표팀 코치라고 하면 떠오르는 숫자는 20번이지만 등번호 10번이 한 팀의 '에이스'로 인정받는 게 일반적이다.
올해 2007 K리그에서 안정환 고종수도 이천수 박주영과 같은 등번호 10번을 달게 됐다.
9일 안정환 영입을 공식 발표한 수원과 지난 8일 고종수 입단식을 치른 대전이 모두 팀의 에이스에게 부여하는 10번이라는 등번호를 둘에게 선뜻 내줬다. 성공적인 재기와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바람이다.
이미 2005 K리그를 통해 신인왕에 등극하며 화려하게 프로 데뷔했던 박주영은 지난 2006 시즌 만족스럽지 못한 한해를 보냈지만 세뇰 귀네슈 신임 감독의 밑에서 다시 도약할 기회를 만났다. 귀네슈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밸런스가 좋고 튼튼한 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미래의 대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박주영을 추켜세워 적극적으로 밀어줄 것임을 시사했다.
여기에 아직 진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천수가 울산에 잔류할 경우 고려대 후배 사이인 박주영과 3년 연속 자존심 대결을 펼칠 수 있다.
박주영과 이천수가 2000년대 스타라면 안정환과 고종수는 이동국(28, 포항)과 함께 1990년대 중반 K리그의 중흥을 가져왔던 트로이카로 오래간만에 K리그 복귀 기회를 갖게 됐다.
그러나 안정환과 고종수 모두 박주영, 이천수에 비해서 미래가 썩 밝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고종수는 2005년 시즌 이후 2년 만에 그라운드를 밟는 관계로 경기력은 물론 체력 상태 모두 전성기보다 명확히 떨어져 있는 상태다. 또 안정환도 독일 월드컵 이후 무적상태로 개인 훈련만 해왔기 때문에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당면 과제다.
박주영과 이천수가 각 팀의 주전으로 자존심대결을 펼친다면 안정환과 고종수는 얼마나 성공적으로 재기하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느냐가 관건이다.
K리그 10번 '4인방'의 올 시즌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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