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KIA 운명, '튼튼이'가 틀어쥐었다
OSEN 기자
발행 2007.01.09 14: 37

"KIA의 운명은 두 외국인 선수가 쥐고 있다".
서정환(52) KIA 감독의 말이다. 우완투수 마이클 에터튼(31), 외야수 래리 서튼(34), 이른바 '튼튼이'의 성적표에 따라 KIA가 웃을 수도 있고 울 수도 있다는 말이다. 팀 전력을 살펴보면 이들 '튼튼이'가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에터튼은 세이 그레이싱어 대신 들여온 선수다. 그레이싱어는 올해 15승 후보로 두루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KIA의 애간장을 잔뜩 태우다 일본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KIA는 고르고 고른 선수가 에터튼이다.
그런데 그레이싱어의 공백은 말 그대로 에이스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부진할 때 연패를 끊어주고 상승세에 있을 때는 연승으로 이어주는 게 에이스의 임무다. 그렇다면 에터튼이 그레이싱어의 공백을 얼마나 메워주느냐에 따라 KIA 마운드의 성패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터튼이 15승은 아니더라도 10승만 해준다면 어느 정도 숨통을 트일 수 있다. 그러나 한 자릿수 승리에 그친다면 KIA 마운드는 피곤해진다. '토종 에이스' 김진우는 매년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감을 주어왔고 나머지 선발투수들인 이상화 전병두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서 감독도 "애터튼이 자리를 잡아주는 게 가장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대 출신 래리 서튼은 공격력 강화라는 절대 명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KIA는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팀 공격을 이끌어주는 4번 타자 부재로 어렵사리 4강에 턱걸이했다. 팀 타율은 3위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주자들을 불러들이는 클러치 능력이 떨어졌다.
KIA가 서튼을 데려온 이유다. 서튼은 현대에서 홈런왕에 오르며 검증을 받은 선수다. 2005년 35홈런 102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18홈런 61타점 타율 2할6푼1리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진은 캠프도중 당한 팔꿈치 부상의 후유증이었다. KIA는 서튼이 올해 2005년의 파워를 보여주기를 원하고 있다.
서튼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KIA 타선은 단번에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돌변할 수 있다. 이용규 이종범의 테이블 세터진과 장성호-서튼-홍세완(이재주) 등으로 이어지는 묵직한 중심타선의 그림이 그려진다. 득점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서튼이 2006년 같은 평범한 성적을 기록한다면 KIA 타선은 솜방망이 타선으로 전락한다.
KIA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외국인 선수들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KIA의 용병 의존도는 훨씬 높다. KIA의 항해를 책임지고 있는'튼튼이'의 2007년 항해술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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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튼(작은 사진은 마이클 에터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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