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력 평준화는 '선동렬 삼성'의 업적?
OSEN 기자
발행 2007.01.09 15: 53

선동렬 삼성 감독은 "임기 중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겠다"고 수 차례 공언했다. 실제 선 감독은 임기 첫 해 심정수-박진만을 영입한 이래 이 약속을 지켜오고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결과'못지 않게 '이유'다. 왜 선동렬 삼성호는 FA 수혈 불가를 굳이 대내외에 선포했을까. 성적에 따라 목이 걸린 감독은 구단 재정이야 어찌되든 '유망 선수가 시장에 나온다면 잡아달라'는 게 인지상정이다. 더군다나 선 감독은 한국 최대기업 삼성을 모기업으로 둔 팀의 수장이다.
선 감독의 '결단' 덕분에 FA 시장의 거품이 그나마 이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제 정신이 아닌 FA 시장에 삼성 자금까지 가세하면 정말 총액 100억 원짜리 선수도 탄생해 버릴지 모른다.
선 감독이 어디까지 의도하고 이런 발언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삼성이 안 나서는(물론 이는 외부 FA에 한한다. 삼성은 내부 FA에게는 아낌없는 '시혜'를 베풀고 있다. 이번 겨울만 해도 진갑용이 3년 26억 원의 포수 역대 최고액을 받았고 전병호와 김재걸은 각각 2년간 9억 원과 5억 6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 2이닝만 던진 임창용도 연봉을 동결받았다) 덕분에 프로야구 전력 평준화가 '진전'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도적으로 추구해야 할 전력 평준화가 최고 부자구단 삼성 감독의 '의지'에 의해 실현되는 꼴이다. 삼성이 생각을 바꾸면 바로 무력해지는 취약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서라도 KBO는 성역을 두지 말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상식일 터이다. 그리고 그것이 KBO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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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일간스포츠 주최 제일화재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서 김재하 삼성 단장이 프로감독상을 받은 선동렬 감독에게 축하 꽃다발을 건네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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