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지도자' 김성근, "이런 경험 처음이야"
OSEN 기자
발행 2007.01.10 08: 19

4년 만에 사령탑에 복귀한 김성근(65) SK 신임 감독이 작년 10월 부임 이후 3번 놀랐다.
지난 2년 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돌아온 김 감독은 2007시즌 첫 훈련을 시작하면서 “SK로 온 후 놀란 일이 몇 가지 있다. 모두가 첫 발견이었다. 그동안 감독생활을 해오면서 보지 못했던 일들”이라며 4개월 여 간 SK 선수단과 함께 하며 느꼈던 것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을 가장 먼저 놀라게 한 것은 부임 후 처음 본 SK 선수들의 플레이였다. 김 감독은 “처음와서 연습하는 모습을 봤는데 이건 프로가 아니었다. 정말 집에 가고 싶었다. 선수들이 목표 의식이 없이 무성의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에 실망이 컸다. 이런 야구단은 전에 보지 못했다”며 SK 선수단의 첫 인상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런 실망스런 모습은 이제는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와 일본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하면서 선수단에 목표 의식 등을 고취시키며 스스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 교육을 강화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김 감독은 또 한 번 놀라움을 겪었다. 김 감독은 “고참 선수들을 비롯해 40여 명이 1월 2일부터 나와서 훈련을 자율적으로 했다. SK 구단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가득염 최상덕 등 고참 선수들이 솔선수범했다”며 달라진 선수들의 태도에 반가워했다.
원래 훈련 시작은 8일이었지만 6일이나 미리 나와 자율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김 감독이 만든 '보이지 않는 경쟁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수들 간의 경쟁 의식에서 비롯된 것도 한 요인이다. 12월 일본 훈련에서 감독조차 놀랄 정도로 선수들이 슬라이딩 훈련을 너무 열심히 했다고. 야수들은 바지가 3벌씩이나 헤어질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 감독을 놀라게 한 것은 신인 좌완 투수 김광현이었다. 김 감독은 “정말 고교생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자기만의 야구관’을 뚜렷하게 갖고 있다. 훈련 스케줄, 훈련 방법 등을 자신의 계획에 따라 스스로 소화해내고 있다”면서 “SK 투수진 중에서 유일하게 내가 투구 폼에 지금까지 손을 대지 않고 있는 선수다. 물론 단점은 알고 있지만 스스로 고쳐달라고 하기 전까지는 그냥 놔두고 성장을 지켜볼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1969년 마산상고 감독을 시작으로 기업은행-신일고-OB-태평양-삼성-쌍방울-LG 등 38년 가까이 ‘감독생활’을 해오며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지도자인 김 감독이 SK에서 새로운 발견에 놀라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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